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거장 카라바조의 1608년 작품인 ‘성 루치아의 장례식’(사진)을 두고 남부 시칠리아섬의 두 성당이 소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시칠리아섬에 있는 고대 그리스 도시인 시라쿠사에서 산타 루치아 알 세폴크로 성당과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성당이 카라바조의 작품을 두고 싸우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성당은 모두 4세기에 순교한 시라쿠사의 수호성인 성녀 루치아에게 헌납된 곳이다.
1610년 카라바조가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이후 몇 세기에 걸쳐 이곳저곳으로 옮겨졌던 작품은 2006년 산타 루치아 알 세폴크로 성당에 자리를 잡게 됐다. 당시 성당 측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를 감시하는 시스템과 흡사한 안전장치로 이 작품을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보안장치는 가동되지 않았고, 작품은 4년 후 인근 오르티지아 섬에 있는 라이벌 성당인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성당으로 다시 옮겨졌다.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성당이 카라바조의 작품으로 매일 수천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자이전에 그림을 소유했던 산타 루치아 알 세폴크로 성당은 그림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성당 측은 2000명으로부터 작품 반환을 요구하는 서명까지 받고 나섰다.
비평가들은 “산타 루치아 알 세폴크로 성당은 습기가 많아 그림을 보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지 관광 가이드들도 산타 루치아 알 세폴크로 성당은 작품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면서 작품을 다시 옮기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역 교구와 문화유산 담당 부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작품의 거취’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가운데 소유권 분쟁의 승자는 다음달 가려질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국민일보 2015-06-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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