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5-7-15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회사의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은 한국인을 무더기로 강제노동에 동원한 바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과나 배상을 했다고 알려진 사례가 없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 따르면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기무라 히카루 최고중역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번 주말 미국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를 만나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시몬 비젠탈 센터의 부소장이자 랍비인 에이브러햄 쿠퍼는 "내가 아는 한 이번 사과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 대기업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미 일본대사관 오타카 마사토 대변인은 "사과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인 포로 징용 문제에 대해 앞서 2009년과 2010년 공식 사과한 바 있다.
2차대전 태평양 전쟁 당시 1만2천여 명의 미군 포로가 일본으로 이송돼 탄광이나 공장 등 모두 50여 곳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10% 가량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회사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 시절에 900여명의 미군 포로를 4곳에서 강제노역시킨 데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노역한 미군 포로 가운데 소재가 확인된 생존자는 2명이지만, 건강 문제로 머피만 사과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탄광 등에서 강제노역한 머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험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음식도, 의약품도, 옷도, 위생시설도 없는 노예생활이었다"라고 회상한 뒤 사과 소식에 대해선 "커다란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쓰비시 대표단은 공식 사과와 별도로 버지니아 서부의 웰스버그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아 미군 포로들을 추모하고, 이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군 포로 외에 중국인 강제노동 피해자들도 이 회사를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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