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합·불법 논란의 선상②]외국에서는?…'양자 모두 부작용'

뉴시스 2015-10-13

성매매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은 성매매 여성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합법화 내지 불법화하하고 있지만 어느쪽을 택하든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앰네스티 성매매 비범죄화 결정 논란

지난 8월11일 국제 앰네스티가 성매매 비범죄화를 선언하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성매매. 앰네스티는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60개국, 약 400명이 참가하는 국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성매매 구매자, 판매자, 알선자까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성매매 관련자들을 범죄로 규정할 경우 성매매가 음지로 숨어들어 성매매에 나선 이들을 차별과 학대 위험에 노출시킬 것을 우려한 탓이다. 앰네스티는 성판매자에 대한 폭력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성노동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비범죄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앰네스티의 이같은 결정은 즉각 각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앰네스티를 지지해온 영국 가디언지는 "앰네스티가 심각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마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여성이 자유롭게 성매매를 택하고 행복하게 일한다는 건 신화다"며 "수십억 유로 규모의 성산업을 유지하는 포주들과 성구매자들이 만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날을 세웠다. 메릴 스트립, 케이트 윈슬렛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비난 행렬을 이어갔다.

성매매를 불법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성매매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성매매 단속이 가져온 음성화에 주목한다.

키스방, 안마방, 풀살롱, 오피 등 감시망을 피해 은밀히 성을 사고파는 시장이 커지면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은 지키기 어려워졌고 미성년자마저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을 사고 파는 행위 자체에 대한 반감은 뿌리깊다. 여기에는 여성을 돈으로 사는 것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성을 인격과 동일시여기는 도덕적 관념 등이 혼재해있다. 때문에 매춘의 공론화는 여전히 대다수 이들에게 불편한 이슈다.

급기야 성매매특별법은 "성인 간의 성행위는 성적 자기 결정권에 맡겨야 하므로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위헌소송에 말려 헌법재판소에 올라가 있다.

국회에도 성매매 관련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 중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이 지난 2013년 9월 발의한 법안은 돈을 내고 성을 산 성매수자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성매매 정책에 있어 비교적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스웨덴식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각국마다 성구매자·알선업체 각각 처벌…독일은 합법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정책은 성매매 종사자 대신 성 구매자를 처벌함으로써 성매매를 억제하고 성판매자를 보호하려고 한다.

실제로 스웨덴 정부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자국내 길거리 성매매가 1995년 이후 절반 이하로 줄었고 성을 구매하는 남성도 13.6％에서 7.6％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성매매를 더 외지로 몰아넣어 성판매 여성들을 위험으로 빠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반면 2002년 성매매를 합법화한 독일이라고 해서 내홍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 독일 성매매 시장 규모는 약 14억 유로(약 1조8000억원)이며 성매매 종사자만 40~45만명에 달한다.

성매매 시장은 기업화됐고 성매매 종사자들 역시 주변 이민국 여성들을 흡수해 이들을 착취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일례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독일 성매매업소 경험담에 따르면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 전체가 성매매업소라 쇼핑하듯 여자들을 고르고 가격을 흥정했다"면서 "한국이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인종들과 만날 수 있다"고 해당업소를 추천하고 있다.

성매매업계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독일의 성매매 가격은 보통 40유로(약 5만4천원) 정도에 형성돼 있지만,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10유로(약 1만3천원)에 성교를 하기도 한다.

개인간의 거래 성매매는 눈감아주지만 알선업체 등은 강력하게 처벌하는 나라도 있다.

프랑스는 성매매 산업이 조직적으로 커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성매매 영업을 위해 장소를 제공하고 임대수익을 얻는 건물주와 투자자들까지 형법으로 강력하게 다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에서는 독거남, 장애인 등 성소외자를 위해 성매매는 사회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 중증장애인에게 유료로 성 파트너를 제공하는 플렉조그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성매매 관련 논의가 답보상태다. 여성가족부는 '세상에는 거래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표어아래 지난 9월19~25일을 '성매매 추방 주간'으로 지정해 관련 캠페인을 벌였고, 이에 성매매 여성, 업주 등도 서울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로 응수했다.

사람들은 조만간 내려질 헌재 판단이 성매매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