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5.10.24
[뉴스위크]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고소득층에서 가상섹스나 로봇과의 성관계가 일반화할 전망이다. 섹스산업의 미래를 예측한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 박사의 연구 보고서 내용이다. 영국 시장에서 10억 파운드(1조7600여억원) 이상을 차지하는 섹스 완구 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본다.
“섹스 시장이 20년 뒤에는 현재의 3배, 2050년에는 7배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그가 말했다. 피가 돌지 않는 사물과 정을 통한다는 발상에 기겁하는 사람이 많지만 피어슨 박사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바이브레이터 같은 로봇 성생활용품이 수세기 동안 사용돼 왔으니 로봇과의 섹스가 자연스런 다음 단계라는 관측이다.
로봇이 사람을 더 닮게 되면 로봇과의 섹스에 갖는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피어슨 박사는 주장한다. “많은 사람이 로봇과의 섹스에 처음에는 반감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계적 움직임, 촉감이 개선되고 익숙해지면 역겨움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는 “이르면 2025년에는 섹스 로봇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에 전망했다. “그때가 되면 연애단계가 필요 없는 로봇 섹스를 두 손 들어 환영하는 사람들이 분명 나올 것이다. 하지만 2050년까지는 인간과의 섹스를 능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피어슨 박사는 영국의 대표적인 성생활용품 매장인 본다라와 제휴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랑과 섹스, 그리고 로봇(Love And Sex And Robots)’의 저자 데이비드 레비는 로봇과의 섹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100% 확신”한다. 연애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아동 성범죄자의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그는 평가한다. 소아성애자들이 아동과의 성에 대한 집착을 ‘끊도록’ 돕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애정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며 덧붙였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섹스 로봇이 정말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없애주고, 인생의 큰 공백을 채워주고,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오는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제2회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 국제대회가 개최된다. 레비 박사와 애드리안 척 교수가 의장을 맡는다. 세계 각지의 학자들이 참석해 ‘텔레딜도닉스(teledildonics, 컴퓨터로 통제할 수 있는 전자 섹스 완구)’로부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테마에 따르는 법적·윤리적·도덕적 문제를 논의한다. 로봇의 감정, 엔터테인먼트 로봇, ‘지능형 전자 섹스 하드웨어’도 의제에 오른다.
‘6명 중 1명, 로봇과 섹스 의향 있다’
영국 런던 시티대학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일상생활 전반에 스며드는 컴퓨터 기술)의 척 교수는 키신저(Kissinger)라는 기기를 손질해 왔다. 압력감지 인공 입술 세트로 사람이 입으로 키스를 찍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파트너 소유의 유사 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로봇과 친구가 되고 성관계를 갖는 게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람이 섹스 로봇과 결혼할지도 모른다. 매트 맥멀란은 사지를 움직여 포즈를 취할 수 있는 리얼돌(RealDoll)의 개발자다. PVC 골격에 철제 관절과 실리콘 피부를 가졌다. 어비스 크리에이션스가 제작한 그 인형과 정식 결혼을 시도한 고객이 몇몇 있었다고 귀띔한다. “그런 결혼이 실제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식이 거행됐다.”
그러나 로봇 윤리학자 캐슬린 리처드슨 박사는 성인·아동 섹스 로봇의 개발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 연구논문에서 매춘부-고객 성매매로부터 인간-로봇 섹스로 이동한 불균형 ‘관계’ 모델을 해부했다. 그리고 최근 에릭 빌링 박사와 함께 ‘섹스 로봇 반대 캠페인’에 착수했다.
“우리는 성인·아동 섹스 로봇이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견해에 반대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불평등과 폭력의 역학 관계를 강화한다”며 리처드슨 박사는 덧붙였다. “우리는 섹스 로봇이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성적 착취와 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증거로 기술과 성매매가 공존하면서 어떻게 상호 보완작용을 일으키며 인간의 육체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는지 보여주는 갖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한 여론조사에선 영국인 6명 중 1명은 로봇과 성관계를 가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소 3분의 1 이상은 인공지능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2048년의 인간형 로봇 경찰관을 다룬 공상과학 TV 드라마 ‘인간이나 다름 없는(Almost Human)’과 관련해 실시된 조사 결과다. 미래에는 범죄율이 400% 급증하고 모든 경찰관이 인간형 로봇을 파트너로 둔다는 설정이다.
조사대상자 2000명 중 4분의 1 이상은 로봇이 언젠가는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한편 46%는 기술 진화가 너무 빨라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해친다고 느꼈다.
인간의 미래에 관해 42%는 학교에서 로봇이 교사를 대체한다고 봤고 35%는 군용 무인기의 사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11%는 기꺼이 로봇을 자녀로 두겠으며 약 20%는 애완용 로봇을 둘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로봇과 섹스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17%에 달했다. 하지만 41%는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했으며 14%는 로봇을 그런 데 사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과 기계의 역할에 관해 많은 사람이 걱정한다. 하지만 로봇이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맡아 우리의 삶을 보호하고 개선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영국 미들섹스대학의 로봇공학과 마틴 스미스 교수가 말했다.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로봇은 도우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리고 미래의 인력은 대규모 감원보다 위험한 작업을 피하는 혜택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섹스로봇의 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직업인 성매매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뉴질랜드에서 실시된 한 연구는 2050년에는 섹스관광 산업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로봇, 인간, 섹스관광(Robots, Men and Sex Tourism)’이라는 제목의 연구는 학술지 ‘퓨처스’에 발표됐다. 경영학 교수 이언 여먼과 섹스 연구가 미셸 마스가 작성한 연구는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엽-염(Yub-Yum)이라는 가상 섹스 클럽을 묘사한다.
섹스 관광객이 엽-염 클럽을 방문해 돈을 내고 섹스 로봇에게서 마사지, 랩댄스(무릎 위에 앉아 춤 추기), 섹스 서비스를 받는다. 뉴질랜드 일간지 도미니언 포스트에 따르면 엽-염이 ‘다양한 민족·체형·연령·언어 그리고 성적 특성을 가진 갖가지 섹스 신과 여신’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한다.
섹스 로봇이 등장하면 성병(STD)이 사라진다고 여먼과 마스는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객은 분명 죄의식이 없을 듯하다. 배우자를 배신하는 부정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로봇과의 섹스는 더 안전하다. 실제 성행위의 제약, 주의사항,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다.”
‘로봇과 섹스하지 말라고’
그러나 이 같은 로봇 사용 방식에 모든 제조사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일본 로봇 ‘페퍼’의 제조사는 그것을 ‘성적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임대 계약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가상 가슴’을 달아준 뒤였다.
제조사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제품 사용자 동의서에서 그 인간형 로봇 페퍼에 음란 행위를 하지 말라고 주인에게 주의를 줬다. “소유자는 로봇을 상대로 어떤 성적 행위나 기타 부적절한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페퍼는 인간과 함께 생활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프랑스의 로봇공학 회사 알데바란사와 공동으로 개발돼 지난 6월 1640달러에 출시됐다. 이 ‘반려 로봇(social companion)’은 일본 내 74개 소프트뱅크 매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며 소통한다. 네슬레도 일본에서 페퍼를 고용해 커피 머신을 판매한다. 페퍼는 독자적인 ‘감정’을 가진 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이다. 소프트뱅크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된 1000대가 1분도 안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2차 출시분은 오는 10월 31일 판매된다.
알데바란에 따르면 “페퍼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가장 직관적인 교류방식인 음성·접촉·감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반려자다.” 사용자 동의서는 또한 불법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데 로봇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페퍼를 상대로 성행위를 한 사람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소프트뱅크는 밝혔다. 하지만 어떤 처벌인지 또는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아낼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섹스 로봇 반대 캠페인’이 출범했다. 음란행위에 사용될 수 있는 로봇 개발의 금지를 촉구하는 운동이다. “로봇 업계에서 갈수록 섹스 로봇에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로봇의 모양새와 역할 등이 실제로 큰 우려를 자아낸다”고 영국 드몽포르 대학의 로봇 윤리학자 캐슬린 리처드슨 박사가 BBC에 말했다. “그런 로봇의 개발이 남녀와 노소, 남남과 여여 관계의 악화시킨다고 본다.”
지난 9월 초에는 페퍼가 60세의 일본 남성에게 폭행당했다고 전해졌다. 매장에서 인간 직원들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죄 없는 로봇에 분풀이한 셈이다. 그 술주정꾼의 폭행 사고로 페퍼는 내부 프로세서가 손상돼 수리를 받았고 가해 남성은 체포됐다.
글 = 아이비타임즈 피오나 키팅,?마리 안-루손 기자? 번역 = 차진우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고소득층에서 가상섹스나 로봇과의 성관계가 일반화할 전망이다. 섹스산업의 미래를 예측한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 박사의 연구 보고서 내용이다. 영국 시장에서 10억 파운드(1조7600여억원) 이상을 차지하는 섹스 완구 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본다.
“섹스 시장이 20년 뒤에는 현재의 3배, 2050년에는 7배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그가 말했다. 피가 돌지 않는 사물과 정을 통한다는 발상에 기겁하는 사람이 많지만 피어슨 박사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바이브레이터 같은 로봇 성생활용품이 수세기 동안 사용돼 왔으니 로봇과의 섹스가 자연스런 다음 단계라는 관측이다.
로봇이 사람을 더 닮게 되면 로봇과의 섹스에 갖는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피어슨 박사는 주장한다. “많은 사람이 로봇과의 섹스에 처음에는 반감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계적 움직임, 촉감이 개선되고 익숙해지면 역겨움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는 “이르면 2025년에는 섹스 로봇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에 전망했다. “그때가 되면 연애단계가 필요 없는 로봇 섹스를 두 손 들어 환영하는 사람들이 분명 나올 것이다. 하지만 2050년까지는 인간과의 섹스를 능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피어슨 박사는 영국의 대표적인 성생활용품 매장인 본다라와 제휴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랑과 섹스, 그리고 로봇(Love And Sex And Robots)’의 저자 데이비드 레비는 로봇과의 섹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100% 확신”한다. 연애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아동 성범죄자의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그는 평가한다. 소아성애자들이 아동과의 성에 대한 집착을 ‘끊도록’ 돕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애정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며 덧붙였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섹스 로봇이 정말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없애주고, 인생의 큰 공백을 채워주고,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오는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제2회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 국제대회가 개최된다. 레비 박사와 애드리안 척 교수가 의장을 맡는다. 세계 각지의 학자들이 참석해 ‘텔레딜도닉스(teledildonics, 컴퓨터로 통제할 수 있는 전자 섹스 완구)’로부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테마에 따르는 법적·윤리적·도덕적 문제를 논의한다. 로봇의 감정, 엔터테인먼트 로봇, ‘지능형 전자 섹스 하드웨어’도 의제에 오른다.
‘6명 중 1명, 로봇과 섹스 의향 있다’
영국 런던 시티대학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일상생활 전반에 스며드는 컴퓨터 기술)의 척 교수는 키신저(Kissinger)라는 기기를 손질해 왔다. 압력감지 인공 입술 세트로 사람이 입으로 키스를 찍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파트너 소유의 유사 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 그는 “사람들이 로봇과 친구가 되고 성관계를 갖는 게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람이 섹스 로봇과 결혼할지도 모른다. 매트 맥멀란은 사지를 움직여 포즈를 취할 수 있는 리얼돌(RealDoll)의 개발자다. PVC 골격에 철제 관절과 실리콘 피부를 가졌다. 어비스 크리에이션스가 제작한 그 인형과 정식 결혼을 시도한 고객이 몇몇 있었다고 귀띔한다. “그런 결혼이 실제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식이 거행됐다.”
그러나 로봇 윤리학자 캐슬린 리처드슨 박사는 성인·아동 섹스 로봇의 개발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 연구논문에서 매춘부-고객 성매매로부터 인간-로봇 섹스로 이동한 불균형 ‘관계’ 모델을 해부했다. 그리고 최근 에릭 빌링 박사와 함께 ‘섹스 로봇 반대 캠페인’에 착수했다.
“우리는 성인·아동 섹스 로봇이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견해에 반대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불평등과 폭력의 역학 관계를 강화한다”며 리처드슨 박사는 덧붙였다. “우리는 섹스 로봇이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성적 착취와 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증거로 기술과 성매매가 공존하면서 어떻게 상호 보완작용을 일으키며 인간의 육체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는지 보여주는 갖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한 여론조사에선 영국인 6명 중 1명은 로봇과 성관계를 가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소 3분의 1 이상은 인공지능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2048년의 인간형 로봇 경찰관을 다룬 공상과학 TV 드라마 ‘인간이나 다름 없는(Almost Human)’과 관련해 실시된 조사 결과다. 미래에는 범죄율이 400% 급증하고 모든 경찰관이 인간형 로봇을 파트너로 둔다는 설정이다.
조사대상자 2000명 중 4분의 1 이상은 로봇이 언젠가는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한편 46%는 기술 진화가 너무 빨라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해친다고 느꼈다.
인간의 미래에 관해 42%는 학교에서 로봇이 교사를 대체한다고 봤고 35%는 군용 무인기의 사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11%는 기꺼이 로봇을 자녀로 두겠으며 약 20%는 애완용 로봇을 둘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로봇과 섹스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17%에 달했다. 하지만 41%는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했으며 14%는 로봇을 그런 데 사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과 기계의 역할에 관해 많은 사람이 걱정한다. 하지만 로봇이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맡아 우리의 삶을 보호하고 개선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영국 미들섹스대학의 로봇공학과 마틴 스미스 교수가 말했다.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로봇은 도우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리고 미래의 인력은 대규모 감원보다 위험한 작업을 피하는 혜택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섹스로봇의 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직업인 성매매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뉴질랜드에서 실시된 한 연구는 2050년에는 섹스관광 산업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로봇, 인간, 섹스관광(Robots, Men and Sex Tourism)’이라는 제목의 연구는 학술지 ‘퓨처스’에 발표됐다. 경영학 교수 이언 여먼과 섹스 연구가 미셸 마스가 작성한 연구는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엽-염(Yub-Yum)이라는 가상 섹스 클럽을 묘사한다.
섹스 관광객이 엽-염 클럽을 방문해 돈을 내고 섹스 로봇에게서 마사지, 랩댄스(무릎 위에 앉아 춤 추기), 섹스 서비스를 받는다. 뉴질랜드 일간지 도미니언 포스트에 따르면 엽-염이 ‘다양한 민족·체형·연령·언어 그리고 성적 특성을 가진 갖가지 섹스 신과 여신’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한다.
섹스 로봇이 등장하면 성병(STD)이 사라진다고 여먼과 마스는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객은 분명 죄의식이 없을 듯하다. 배우자를 배신하는 부정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로봇과의 섹스는 더 안전하다. 실제 성행위의 제약, 주의사항,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다.”
‘로봇과 섹스하지 말라고’
그러나 이 같은 로봇 사용 방식에 모든 제조사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일본 로봇 ‘페퍼’의 제조사는 그것을 ‘성적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임대 계약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가상 가슴’을 달아준 뒤였다.
제조사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제품 사용자 동의서에서 그 인간형 로봇 페퍼에 음란 행위를 하지 말라고 주인에게 주의를 줬다. “소유자는 로봇을 상대로 어떤 성적 행위나 기타 부적절한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페퍼는 인간과 함께 생활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프랑스의 로봇공학 회사 알데바란사와 공동으로 개발돼 지난 6월 1640달러에 출시됐다. 이 ‘반려 로봇(social companion)’은 일본 내 74개 소프트뱅크 매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며 소통한다. 네슬레도 일본에서 페퍼를 고용해 커피 머신을 판매한다. 페퍼는 독자적인 ‘감정’을 가진 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이다. 소프트뱅크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된 1000대가 1분도 안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2차 출시분은 오는 10월 31일 판매된다.
알데바란에 따르면 “페퍼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가장 직관적인 교류방식인 음성·접촉·감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반려자다.” 사용자 동의서는 또한 불법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데 로봇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페퍼를 상대로 성행위를 한 사람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소프트뱅크는 밝혔다. 하지만 어떤 처벌인지 또는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아낼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섹스 로봇 반대 캠페인’이 출범했다. 음란행위에 사용될 수 있는 로봇 개발의 금지를 촉구하는 운동이다. “로봇 업계에서 갈수록 섹스 로봇에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로봇의 모양새와 역할 등이 실제로 큰 우려를 자아낸다”고 영국 드몽포르 대학의 로봇 윤리학자 캐슬린 리처드슨 박사가 BBC에 말했다. “그런 로봇의 개발이 남녀와 노소, 남남과 여여 관계의 악화시킨다고 본다.”
지난 9월 초에는 페퍼가 60세의 일본 남성에게 폭행당했다고 전해졌다. 매장에서 인간 직원들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죄 없는 로봇에 분풀이한 셈이다. 그 술주정꾼의 폭행 사고로 페퍼는 내부 프로세서가 손상돼 수리를 받았고 가해 남성은 체포됐다.
글 = 아이비타임즈 피오나 키팅,?마리 안-루손 기자? 번역 =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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