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 학교를 졸업한 앤 스캇은 재학 당시 학교 체육 교사에게 성폭행 당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 받았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그의 성폭행 사실을 얘기한다면 쫓아와 저를 어떻게 했을 거예요.” 당시를 떠올리는 그녀의 눈에서 분노와 슬픔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거식증에 걸렸고, 우울증과 정신 분열증으로 시달려야 했어요.”
또 다른 졸업생 케이티 웨일즈는 울먹이면서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저를 (성적으로) 괴롭히고 또 누드 사진까지 찍어서 학교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줬어요.” 케이티는 당시 용기를 내서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제 얘기를 다 들은) 선생님이 저를 보더니 ‘너 정신적으로 좀 불안정하구나’라면서 제 말을 믿질 않았어요. 믿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제가 말한 것을 모두 무시했어요.” 비슷한 일을 당한 다른 여학생들도 학교에 알렸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학교는 지난달,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감의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학교의 보호 하에 있는 학생들이 깊은 상처를 받고, 또 학교로서 마땅히 해야 할 법적 조치들을 수행하지 않은 데 대해 슬프고도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학교측은 거의 1년 가까이 조사를 벌여 직원 3명이 수십 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몹쓸 짓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가해 교직원은 1973년부터 80년까지 재직한 체육 트레이너인 ‘깁스’로 밝혀졌습니다. 깁스는 여학생들과 공공장소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거나 옷을 벗긴 뒤 사진을 찍었으며, 또 몸 여기 저기를 만지고 성폭행하는 등 갖은 만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학생들의 고발에도 방관만 하던 학교는 지난 1980년에 깁스를 해고했습니다. 한 교사가 깁스가 여학생의 옷을 벗긴 뒤 사진 찍는 장면을 발견해 학교측에 알렸던 겁니다. 학교는 깁스를 해고했지만 어떤 국가 기관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989년 3월, 이 학교 졸업생 ‘제인 도’가 자신이 교사 깁스로부터 성적으로 학대당했다며 학교를 고소하면서 이 학교의 교내 성폭행 사실이 아동복지국에 처음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아동복지국은 당시 사법권이 없다는 이유로 고소사건은 흐지부지 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했던 교직원이 깁스뿐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교직원 여러 명이 성 추문에 개입돼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학교측은 1년 동안의 조사를 벌인 뒤, 지난해 가을 로드 아일랜드 주 경찰국에 관련 사실을 처음 알렸습니다. 경찰은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6명의 교직원 가운데 4명은 이미 파면됐고, 여학생들을 가장 악랄하게 성적으로 학대한 깁스는 지난 1996년에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는 당시 성적으로 학대 당한 여학생들에게 치료비를 배상하고, 앞으로 있을 정신적 치료를 위해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인트 조지 사립고는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에 해당하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370명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수업하고 있으며, 연간 수업료가 5만 6천달러 우리나라 돈 7천만 원에 달합니다.
(사진=CNN)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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