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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딸을 대신해 손녀딸 낳은 엄마

바람아님 2016. 1. 11. 00:13
SBS 2016-1-10

‘딸을 대신해 손녀딸 낳은 엄마’…참 제목이 아리송하고 복잡하죠? CNN이 보도한 이 기사의 원제목도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Grandmother gives birth to granddaughter)입니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수요일(6일), 미국 텍사스주의 플레노 메디컬 센터에서 한 여자아이가 세상 빛을 처음 보게 됐습니다. 갓난아기의 이름은 켈시 맥키색. 하지만 켈시는 엄마가 아닌 할머니 뱃속에서 태어났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소개해드리죠.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28살 켈리 매키색은 결혼한 이후 수년째 아이를 낳지 못했습니다. 남편인 아론과 IVF (체외수정)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세 차례나 유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 딸을 지켜보던 엄마 트레이시 톰슨(54)은 어느 날 딸에게 자신이 대신 임신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엄마의 이 제안은 제가 지금껏 살면서 받았던 어떤 선물에 비할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었어요.”


엄마 볼에 키스하는 딸과 사위 :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엄마 볼에 키스하는 딸과 사위 :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켈리가 10대 시절 농담처럼 했던 얘기가 있었습니다. “엄마! 만일 내가 애를 갖지 못하게 되면 엄마가 대신 낳아줄 수 있지?” 켈리의 이 말에 엄마 트레이시는 “물론이지. 그렇게 해 줄게.”  농담처럼 오갔던 두 모녀의 이 대화는 지난해 4월, 현실이 됐습니다.
 
IVF (체외수정) 시술을 하면서 남았던 배아 가운데 하나를 엄마 트레이시의 자궁에 이식됐습니다. 사실 트레이시는 7년 전에 폐경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배아를 이식하기 전에 몇 차례 의료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딸을 대신해서 제가 아이를 낳아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죠” 엄마 트레이시의 말입니다. 엄마 톰슨은 지난 1월 6일, 3킬로그램의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습니다. 켈시라는 이름도 엄마 ‘켈리’와 할머니 ‘트레이시’의 이름을 결합해서 만든 겁니다.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미국에서는 6쌍 가운데 1쌍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불임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최근에는 여성 흡연과 체중 문제가 주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여성 흡연은 배란에 영향을 미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보다 유산할 확률을 매우 높이게 됩니다. 또, American Society of Reproductive Medicine (ASRM)에 따르면 유산의 12%가 여성의 과체중 또는 저체중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임의 원인과 치료법, 대안과 관련해서는이 기사(▶바로가기) 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할머니, 손녀딸 출산하다' (CNN 보도 캡처)


‘딸을 대신해 손녀딸을 낳은 엄마’ 트레이시는 여러 방법을 써 봐도 해결책이 되지 못했던 부부들은 자기 모녀와 같은 대리 임신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자신들의 사연을 CNN을 통해 알린 이유라고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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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