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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수배 사진 마음에 안 든다고 사진 보냈다가..

바람아님 2016. 1. 18. 00:08
SBS 2016-1-14

미국의 한 경찰서에 사진 한 장이 배달됐습니다. 어떤 남성의 사진이었는데 쪽지 한 장이 동봉돼 있었습니다. “제 사진이 너무 못생기게 나왔는데 더 나은 사진을 보냅니다.” 이 남성의 이름은 ‘도널드 푸’, 경찰 수배를 받고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45살 푸는 미국 오하이오주 리마라는 도시에서 경찰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습니다. 혐의는 음주 운전에 기물 파손 그리고 방화 등이었습니다. 경찰이 페이스 북에 그를 수배한다며 사진을 올렸는데 그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셀프 카메라로 자기 얼굴을 찍어 경찰서에 보낸 겁니다.
 
처음 경찰이 올렸던 사진은 지난해 11월, 푸가 다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을 때 경찰이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푸는 난동과 가정 폭력, 가택 침입 등의 혐의로 입건됐었는데, 경찰이 당시 사진을 찍을 때도 ‘밋밋한 사진’은 싫다며 살짝 미소를 지은 채 ‘머그 샷’ (상반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 자체가 그야말로 ‘폼 안 나오게 나왔다’며 멋지게 선글라스까지 끼고 운전대 앞에서 포즈를 잡으면서 자기 사진을 찍어 경찰서에 보냈던 겁니다. 수배 사진을 이 사진으로 갈아달라면서 말입니다. 결국 그는 이 사진 때문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처음 수배 사진을 올렸을 때는 그의 지인들조차 그인 줄 모르고 있다가 그가 새로 보낸 사진을 경찰이 페이스 북에 올리자 신고가 줄을 이었던 겁니다. 그가 붙잡힌 곳은 플로리다주의 센트리 시였습니다. 그러니까 오하이오주에서 수배를 받았는데 1,500킬로미터 떨어진 플로리다 주까지 도주해서 아무 탈 없이 지내고 있다가 자기가 보낸 사진 한 장 때문에 경찰에 체포된 겁니다.
   
처음 그를 수배했던 오하이오주 리마 경찰서는 페이스 북을 통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위력과 경찰서로 쇄도한 제보 덕분에 푸는 플로리다 주에서 체포될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가 스스로 찍어 보낸 사진을 경찰이 페이스 북에 올리자마자 ‘좋아요’가 2,000개, 공유가 1,500개, 그리고 댓 글도 400여 개나 달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팔로워도 크게 늘었습니다.
 
어찌 보면 ‘푸’는 그야말로 속된 말로 ‘폼생폼사’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 남성인 듯 합니다. 폼 한번 제대로 잡았다가 1,500킬로미터나 도주한 상태에서도 스스로 보낸 사진 한 장 때문에 철창 신세를 지게 됐으니 말입니다. 


(사진=CNN 캡쳐)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