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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치검토 사드는 종말단계 요격용…탐지거리 짧아 中 감시 못해"

바람아님 2016. 1. 30. 00:51
조선일보 : 2016.01.29 18:03

/조선일보 DB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주한미군에 배치될 경우 탐지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종말단계 요격용(TBR·Terminal-based Radar)을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주한미군에 최대 탐지 거리가 기존 이지스함(1000㎞)보다 짧은 레이더를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체계의 핵심장비인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최대 2000km에 달하는 전진배치용(FBR·Forward-based Radar)과 유효 탐지거리가 600여km로 알려진 종말단계 요격용으로 나뉜다.

TBR은 우리 군이 북한 미사일 탐지를 위해 운용 중인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전진배치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900㎞)보다 짧다. FBR 모드는 미일 미사일방어체계(MD)가 가동되는 일본에서 운용하고 있다.

탐지 거리가 짧은 TBR이 배치되면 북한의 도발을 겨냥하는 것이어서 중국의 반발 명분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FBR은 최대 탐지 거리가 1800~2000㎞로 중국 내륙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측이 반발해 왔다.

사드는 최대 사거리 200㎞, 최대 요격고도 150㎞로 적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에 낙하하는 마지막 단계의 상층(上層)에서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주한미군 배치가 검토되고 있는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1기당 8개 미사일 탑재)와 레이더, 통제·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되며, 비용은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이 사드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관련해 한국과 협상 중이라는 것을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최근 한국의 최고위층 정책결정자들과 얘기한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한국이 미국이 제안한 사드의 도입을 아직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과 서울간 비공식 협의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고위 관리를 만난 미국의 한 전직 관리도 “한국 정부 내에서 사드 도입에 대한 의견 일치가 형성 중인 것처럼 보인다”며 “막후에선 사드가 타결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양국 간 비공식 협의가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도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