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노릇입니다. 사드의 레이더는 AN/TPY-2입니다. AN/TPY-2는 2가지 모드로 운용됩니다. 하나는 전진배치 모드(Forward-Based Mode)이고 다른 하나는 종말 모드(Terminal Mode)입니다. 요격 미사일, 즉 사드와 함께 운용하려면 무조건 종말 모드로 설정해야 합니다.
전진배치 모드는 요격용이 아닙니다. 전진배치 모드에는 사격통제장치, 즉 사통장치도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사드를 들여오면 레이더는 당연히 종말 모드의 AN/TPY-2가 배치됩니다.
그런데 몇몇 유력 매체들은 주한미군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탐지거리 2,000km의 전진배치 모드 대신 탐지거리 1,000km 미만의 종말 모드의 AN/TPY-2를 들여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잘못 보도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사드와 함께 운용되는 레이더는 AN/TPY-2 종말 모드입니다. 중국도 미국도 이런 사실을 잘 압니다. 중국은 AN/TPY-2의 탐지 거리 때문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 사드용 AN/TPY-2는 100% 종말 모드!
종말 모드든 전진배치 모드든 AN/TPY-2의 하드웨어는 똑 같습니다. 중요 소프트웨어와 커뮤니케이션 패키지 등이 다르고 사통장치가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전진배치 모드는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적 미사일의 발사 정보를 재빨리 전송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종말 모드는 사드 요격 미사일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미 육군의 AN/TPY-2 교범에사 발췌한 글입니다.
The AN/TPY-2 (FBM) system may be used as a forward based sensor to enhance BMDS, whereas AN/TPY-2 Terminal Mode (TM) system is used in the THAAD system. The AN/TPY-2 (FBM) system uses the same hardware as AN/TPY-2 (TM) but different control software, operating logic, and communications packages to accomplish its designated missions.
전진배치 모드는 적 탄도 미사일이 지상에서 점화해서 상승하는 과정을 탐지, 추적합니다. 요격 미사일과 직접 연동되지 않습니다. 종말 모드는 적 탄도 미사일이 상승 비행을 마치고 하강 비행을 할 때부터 탐지하고 추적해 사드에 요격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래는 AN/TPY-2의 제조사인 레이시온사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The AN/TPY-2 radar has two modes. In forward-based mode, the AN/TPY-2 cues the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BMDS), by detecting, discriminating and tracking enemy ballistic missiles in the ascent phase of flight. In terminal mode, it serves as the fire control radar for the THAAD system.
결론적으로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레이더는 종말 모드의 AN/TPY-2가 따라옵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전진배치 모드로도 설정할 수 있지만 그럴 일은 드물 것입니다. 한미가 주한미군에 배치할 사드의 레이더를 전진배치 모드로 할까 종말 모드로 할까 검토하다가 종말 모드로 가닥이 잡혔다는 정보는 철저하게 틀린 말입니다.
● 오보(誤報)를 즐기는(?) 軍
우리 군은 AN/TPY-2의 제원을 제법 상세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매체들이 종말 모드와 전진배치 모드를 별도의 레이더로 오해하고 기사를 내보내 혼란을 부추기는 지금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종말 모드가 들어올텐데도 전진배치 모드에서 종말 모드로 양보한 것처럼 비쳐지면 국민들 눈에는 반발하는 중국만 이상한 나라로 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얕은 수입니다. 중국도 한반도에 종말 모드의 AN/TPY-2이 들어오리란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AN/TPY-2 모드 논란을 비웃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AN/TPY-2의 탐지 범위가 아니라 미국의 최신형 무기가 코 앞에 들어앉는 것 자체가 싫은 모양입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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