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주택시장의 추세적 요인 분석-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일본의 고령화 효과가 한국의 주택시장에 반영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물가를 반영한) 한국의 실질주택가격은 2019년부터 하락(연 1~2%대의 하락률)으로 추세적 전환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 시뮬레이션은 한국의 실질 성장률이 2014~2020년 3.5%, 2021~2030년 2.2% 상승하고 주택공급은 연 4% 하락한다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명목주택가격 역시 2020년대 이후부터 하락 추세로 접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격자체가 오르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률이 이미 지난해 2.6%로 시뮬레이션보다 크게 낮아진데다 올해 역시 3%달성이 어려울 전망임을 감안하면 하향속도는 더 빨라질 개연성도 있다.
미국 덴트연구소 창업자 해리 덴트도 지난해 초 국내에 출간된 <2018 인구절벽이 온다>에서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호황과 불황, 부동산, 산업화 주기가) 일본을 22년 후행하는 한국에서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부동산”이라며 “글로벌 자산시장이 붕괴하지 않는다 해도 한국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다 가격마저 하락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트는 2013년에 한국 부동산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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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구가 집값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인은 아니고, 한국 부동산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내놓은 ‘한국 부동산은 정말 일본처럼 될까’ 보고서에서 “일본과 인구추이가 비슷한 이탈리아 부동산 가격은 일본과 반대로 상승했다”며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도 고령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한국 부동산가격은 물가추이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으며 소득추이에 비하면 오히려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 부동산이 하락할 것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한국 부동산에 대한 비관론자이건 낙관론자이건 공유하는 문제의식은 인구가 부동산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빠지지 않도록 인구절벽 이전에 주택 등 자산거품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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