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이 서로 껄끄러워하는 문제인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열렸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드 얘기를 꺼낸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발언에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박 대통령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드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고 강하게 반대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 양측의 기존 입장에 대한 의견 표명이 있었고 앞으로 그 문제에 관해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도 소개하지 않았고 “소통하기로 했다”가 결론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 “각측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언행도 하면 안 된다. 지역 국가의 안전이익과 전략 균형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시 주석의 원론적 입장만 소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달랐다.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밝힌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드의 한국 배치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 주석은 “사드 배치는 중국의 국가안전 이익을 훼손하고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훼손한다”며 “이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동시에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다(損人不利己)”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그 같은 시스템을 배치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더 강한 입장을 표한 이유는 뭘까.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를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결국 사드 배치 문제의 주변수는 미국이고 우리나라는 종속변수이기 때문에 시 주석이 미국에 더욱 강력한 톤으로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시 주석과 일곱 번째 정상회담을 하면서 쌓아온 한·중 관계를 유지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우리에겐 원칙적인 입장 표명 정도에 그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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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는 미·중이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시 주석이 강하게 쐐기를 박으며 선수를 친 것으로 보인다”며 “시 주석 입장에선 박 대통령까지 자극해 전선을 지나치게 벌릴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워싱턴=신용호 기자, 서울=전수진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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