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6-04-04 13:15:00
‘4월의 남중국해’가 심상치 않다.
일본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다음 날인 4일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훈련을 시작했고, 일본은 옵저버로 참여해 미-일-필리핀 3국이 공동으로 대(對)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3번째로 ‘자유의 항해’를 벌이고, 일본은 필리핀에 이달 말 훈련기를 제공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과 필리핀은 4일부터 12일간 남중국해를 마주 보는 필리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연례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4400여 명, 필리핀군 3000여 명이 참가하며 일본은 옵서버로 참여한다. 로이터통신은 3일 “훈련 내용에는 가상의 적에 점령당한 섬을 되찾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훈련 시작 하루 전인 3일엔 일본 해상자위대 훈련용 잠수함 ‘오야시오’가 호위함 ‘아리아케’ ‘세토기리’와 함께 남중국해 연안인 필리핀 수비크만에 입항했다.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이다.
일본 잠수함이 들어온 수비크만은 1992년까지 미국 해군기지로 이용된 곳으로 서쪽으로는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가 있다. 히라오키 요시노 잠수함 함장은 “이번 훈련은 초급 간부 자위관 훈련일 뿐으로 어느 나라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자위대 함정이 중국과 남중국해 섬 영유권을 놓고 갈등 중인 필리핀과 베트남에 잇달아 기항하는 것은 이들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옵저버로 참여하는 일본이 미-필리핀 합동 군사훈련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에이미 시라이트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일본이 이런 종류의 훈련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필리핀과 군 지위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입항한 일본 잠수함은 6일 베트남으로 출항할 때까지 필리핀에 머물며 군사교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나흘간은 미국과 일본의 군대가 필리핀과 ‘어깨를 나란히’ 한 모양새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해상자위대 최대급의 대잠수함 대처 능력을 가진 호위함 ‘이세’가 이달 중 수빅항에 기항할 예정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 보도했다. ‘이세’는 3월 하순 일본을 출항했으며 인도네시아 관함식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각국의 공동훈련에 참가한 뒤 필리핀으로 향하고 있다.
한편 미 해군이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세 번째로 ‘항행의 자유’에 나설 계획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도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남중국해에 구축함을 보냈다.
이번 항해도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군함 종류와 정확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1일 “현재 남중국해에 파견돼 작전 중인 존 C 스테니스 같은 항공모함이 아니라 더 작은 군함에 의해 수행될 것 같다”며 항행 해역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인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하며, 국제법상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른바 ‘항행의 자유’를 중국 주권과 안보, 해상권을 침해하는 명분으로 삼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달 하순에는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이 일본 방위상으로는 2년 만에 필리핀을 방문해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TC-90’ 훈련기 5대를 필리핀에 임대하는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 훈련기는 남중국해 순찰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2월 방위 장비와 기술 이전 협정을 맺은 일본과 필리핀의 대중국 견제 군사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일본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다음 날인 4일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훈련을 시작했고, 일본은 옵저버로 참여해 미-일-필리핀 3국이 공동으로 대(對)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3번째로 ‘자유의 항해’를 벌이고, 일본은 필리핀에 이달 말 훈련기를 제공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과 필리핀은 4일부터 12일간 남중국해를 마주 보는 필리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연례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4400여 명, 필리핀군 3000여 명이 참가하며 일본은 옵서버로 참여한다. 로이터통신은 3일 “훈련 내용에는 가상의 적에 점령당한 섬을 되찾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훈련 시작 하루 전인 3일엔 일본 해상자위대 훈련용 잠수함 ‘오야시오’가 호위함 ‘아리아케’ ‘세토기리’와 함께 남중국해 연안인 필리핀 수비크만에 입항했다. 자위대 잠수함이 필리핀에 입항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이다.
일본 잠수함이 들어온 수비크만은 1992년까지 미국 해군기지로 이용된 곳으로 서쪽으로는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가 있다. 히라오키 요시노 잠수함 함장은 “이번 훈련은 초급 간부 자위관 훈련일 뿐으로 어느 나라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은 “자위대 함정이 중국과 남중국해 섬 영유권을 놓고 갈등 중인 필리핀과 베트남에 잇달아 기항하는 것은 이들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옵저버로 참여하는 일본이 미-필리핀 합동 군사훈련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에이미 시라이트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일본이 이런 종류의 훈련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필리핀과 군 지위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입항한 일본 잠수함은 6일 베트남으로 출항할 때까지 필리핀에 머물며 군사교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나흘간은 미국과 일본의 군대가 필리핀과 ‘어깨를 나란히’ 한 모양새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해상자위대 최대급의 대잠수함 대처 능력을 가진 호위함 ‘이세’가 이달 중 수빅항에 기항할 예정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 보도했다. ‘이세’는 3월 하순 일본을 출항했으며 인도네시아 관함식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각국의 공동훈련에 참가한 뒤 필리핀으로 향하고 있다.
한편 미 해군이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세 번째로 ‘항행의 자유’에 나설 계획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도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남중국해에 구축함을 보냈다.
이번 항해도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군함 종류와 정확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1일 “현재 남중국해에 파견돼 작전 중인 존 C 스테니스 같은 항공모함이 아니라 더 작은 군함에 의해 수행될 것 같다”며 항행 해역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인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하며, 국제법상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른바 ‘항행의 자유’를 중국 주권과 안보, 해상권을 침해하는 명분으로 삼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달 하순에는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이 일본 방위상으로는 2년 만에 필리핀을 방문해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TC-90’ 훈련기 5대를 필리핀에 임대하는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 훈련기는 남중국해 순찰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2월 방위 장비와 기술 이전 협정을 맺은 일본과 필리핀의 대중국 견제 군사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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