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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존오미 병사악(尊五美 屛四惡)

바람아님 2016. 4. 14. 00:35
세계일보 2016.04.13. 20:39

제20대 총선 민의의 심판이 내려졌다. 여·야 간 승패의 희비를 떠나 민심은 언제고 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그래서 ‘대학’은 “천심은 일정불변한 게 아니다(惟命不于常)”라고 했다. 천심은 곧 민심이고, 민심은 곧 천심인 것이다. 그러면 민심은 언제 변할까. ‘대학’은 거듭 말한다. “정치가 선하고 바르면 천명을 얻고, 올바르지 않으면 천명을 잃게 된다.(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올바른 정치란 어떻게 하는 것을 뜻할까. 공자는 ‘논어’에서 정치를 잘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뻐하고, 먼 데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近者說 遠者來)”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자는 “정치는 다섯 가지 미덕을 높이고, 네 가지 악행을 물리치면 잘할 수 있다(尊五美屛四惡)”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다섯 가지 높일 것은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 일을 시키면서도 원망을 사지 않으며, 뜻을 이루려 하되 탐욕은 없고, 느긋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惠而不費 勞而不怨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이라고 했다. 네 가지 악행은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잘못했다고 죽이는 것은 학대이고, 주의를 주지 않고 결과만으로 성공을 보려는 것은 포악이며, 명령은 태만히 하면서 기일만 재촉하는 것은 해치는 것이고, 사람들에게 고르게 나눠주지 않고 출납을 인색하게 하는 것은 쩨쩨한 벼슬아치(不敎而殺謂之虐 不戒視成謂之暴 慢令致期謂之賊 猶之與人也 出納之吝謂之有司)”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민심을 먹고산다. 공약은 민심얻기의 도구라고 하겠다. 정당과 당선자들은 미래지향적이면서 현실성 있는 공약 이행에 나서 국민에게 기쁨을 주기 바란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尊五美 屛四惡: ‘정치는 다섯 가지 미덕을 높이고, 네 가지 악행을 물리치면 잘할 수 있다’는 뜻.

尊 높일 존, 五 다섯 오, 美 아름다울 미, 屛 물리칠 병, 四 넉 사, 惡 악할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