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간부들은 이런 메시지를 시장에 전하려고 ‘총력전’에 나선 듯하다. 시장이 일찌감치 가망 없다고 생각한 ‘6월 인상 가능성’ 되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라디오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옥죄던 리스크가 거의 사라졌다”며 “6월에 금리를 올릴 근거가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3월과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한 것을 놓고 “시장이 신호를 잘못 읽었다”고 지적했다. Fed가 금리 인상을 오랫동안 미룰 것으로 오판했다는 것이다. 래커 은행장은 올해 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다.
하지만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FOMC의 부의장일 뿐 아니라 늘 투표권을 행사한다. 무엇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더들리 은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 전망이 맞는다면 6월이나 7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인 예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들리나 래커의 발언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18일 공개된 4월 FOMC 회의록엔 ‘시장의 기대’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시장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작게 본다는 것이었다. 당시 FOMC 멤버들은 다음 회의(6월 14~15일) 전에 분명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최근 지역 연방준비은행장들이 줄줄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이 같은 ‘작전계획’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6월 인상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6월이나 7월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 간부들이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일까. 금융시장의 인식에도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시장에서 내다보는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FOMC 회의록 공개 뒤 30% 이상으로 상승했다. 종전엔 10% 미만이었다.
애초 Fed와 시장의 불통을 야기한 씨앗은 들쭉날쭉하는 경제지표였다. 미국 경제의 종합성적표인 국내총생산(GDP)의 1분기 성장률은 0.5%(연율 기준), 4월 신규 고용은 16만 개에 불과했다. 반면 산업생산은 1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도 3년여 만에 최고였다.
Fed는 아직 6월 금리 인상에 도장을 찍지는 않았다. 다음달 3일 발표될 5월 고용지표 등을 봐야 한다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게 분명해지면서 한국은행의 선택지가 줄고 있다. 현 국내 경기를 고려해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Fed가 금리를 올리는데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양국의 금리 격차가 줄어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의 이탈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이 선뜻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이유다.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경기가 걱정이고, 한은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하현옥 기자 i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