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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 건설의 숨은 주역

바람아님 2013. 7. 1. 23:29
울란바토르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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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속담에 “말 없는 몽골 문화는 날개 없는 새와 같다”는 말이 있다. 몽골이 13세기에 세계 제국을 이룬 원동력 중 하나가 말을 이용한 기동력에 힘입은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 기동력을 극대화한 것이 바로 역참제(驛站制)다.

역참제는 말을 달려 하루 만에 닿을 수 있는 곳에 말과 사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식을 겸한 정거장을 마련해 실핏줄 같은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월한 종자의 말을 확보하는 것 역시 역참제 운영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몽골 토종 조랑말은 그런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인 종자다. 야생마 프셰발스키(사진)와의 교배를 통해 얻은 이 말은 몸집은 작지만 강인한 지구력을 지녔고 풀만 뜯어먹고 살기 때문에 사료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으니 군마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역참제의 성공에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또 한 가지 요인이 있다. 바로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감이다. 몽골인만큼 말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진 민족은 드물다. 말은 부림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신체의 일부다. 몽골제국의 영광 뒤에는 인간과 동물의 따스한 교감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