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컬러로 그린 18세기 수원 華城

바람아님 2016. 7. 5. 23:53
조선일보 : 2016.07.05 03:00

조선왕실 '정리의궤' 佛서 발견… 시설물 그림마다 한글 설명 붙어
혜경궁 홍씨 위해 만들어진듯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된‘정리의궤’에 들어 있는 수원 화성행궁‘신풍누도’(위쪽 사진). 흰색·검은색·초록색의 삼태극(三太極)이 정문에 그려져 있다. 아래 사진은 현재 신풍루 정문의 모습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의 이태극(二太極)이 그려져 있다.
옛 신풍루 문엔 삼태극, 현재는 이태극 -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된‘정리의궤’에 들어 있는 수원 화성행궁‘신풍누도’(위쪽 사진). 흰색·검은색·초록색의 삼태극(三太極)이 정문에 그려져 있다. 아래 사진은 현재 신풍루 정문의 모습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의 이태극(二太極)이 그려져 있다. /경인일보
프랑스 파리의 국립도서관(BNF)에서 조선시대 정조가 만든 화성(華城)의 시설물을 그린 뒤 채색하고 한글 설명을 붙인 조선왕실 의궤가 발견됐다.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 서상기 대표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준혁 한신대 교수 등이 최근 파리 현지에서 확인한 이 책은 구한말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를 역임한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가 한국에서 수집한 것으로 표지에 '정리의궤(整理儀軌) 39 성역도(城役圖)'라고 적혀 있다.

책에는 화성을 만든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1801년 간행)'의 첫 권에 수록된 시설물 그림들과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정조가 1795년 윤2월 8일간의 화성 행차 때 동장대(東將臺)에서 실시했던 장용영 외영 군사들의 사열 모습을 담은 '동장대시열도(試閱圖)', 국왕의 임시 처소인 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와 객사(客舍)인 우화관 모습 등이 들어 있다.

이 고서는 한글로 기록된 '정리의궤' 중 한 권이다. '정리의궤'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1797년 간행),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옮긴 과정을 담은 '현륭원원소도감의궤(顯隆園園所都監儀軌·1789년 간행), '화성성역의궤'의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한글로 옮긴 것이다. 전체 48권으로 추정되며 이 중 24권은 역시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해 국립파리동양언어학원에 기증했다. 국립파리동양언어학원 소장본은 한국에 알려져 일부 연구가 진행됐다. 김문식 단국대 교수는 "혜경궁 홍씨를 위해 만든 책으로 보이며 화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말해주는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