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3.07.03 신수진 사진심리학자)
에디 애덤스(Eddie Adams·1933~2004)는 1968년 2월 1일, 그러한 운명과 마주했다. 2차에 걸쳐 30년을 이어갔던 베트남전쟁 사상 가장 독한 사진을 남기게 됐으니 말이다. 사이공의 거리에서 미군을 살해한 베트콩 포로를 끌어다 즉결심판으로 처형한 이 사건은 아주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한다. 누구도 이 순간이 카메라에 담겨서 인류에게 목격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두 손을 뒤로 묶인 자가 총에 맞는 순간이 너무나도 가깝고 생생하다. 마치 현장에서 오금이 저려 꼼짝도 못하며 바라보는 듯한 충격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사진은 이념이나 정치의 논리를 뛰어넘는 반전 논쟁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한 장이 되었다.
남베트남의 치안 책임자인 구엔 곡 로안 장군이
1968년 1월 구정공세 때 잡힌 북베트남 군인을 즉결처분하고 있다.
에디 애덤스, 사이공의 처형(Eddie Adams, Saigon Execution, Vietnam, 1968)
전쟁을 기록한 사진의 잔혹성에는 여러 층위가 있다. 표면에는 물론 전쟁이라는 사건 자체가 지닌 비일상적 폭력성이 드러난다. 이때 사진은 상식과 도덕을 저버리는 현장을 기록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폭력에 눈을 뜨게 되는 인류의 잔혹함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안락한 방 안에서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심판자적 태도이다.
이 사진은 에디 애덤스에게 꿈에도 그리던 퓰리처상은 물론이고 평생의 영예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 현장에서 살아남은 다른 한 명, 즉 총을 쏜 자인 로안 장군(남베트남의 치안 책임자)에게는 살인자의 낙인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비극을 가져다주었다. 그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행사하며 가한 폭력보다 훨씬 가혹한 심판이 미국으로 이주해 신분을 감추고 살았던 그의 생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그가 죽던 해에 에디 애덤스는 "장군은 총으로 베트콩을 죽였지만, 나는 카메라로 로안 장군을 죽였다"는 통한의 고백을 하였다.
전쟁은 이렇게 패자와 승자,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숨은 자와 드러난 자 모두의 운명을 뒤흔드는 비극인 것이다.
(참조: 사건의 상세한 내용과 상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매일신문 2012.02.01 (수)
[역사 속의 인물] 사형집행자, 응웬 장군
(중앙SUNDY 2012.1.22)
미국의 허 찌른 북베트남 ‘뗏(구정) 공세’… 월남전 판세 바꾸다
손자병법으로 푸는 세상만사 <11> 자신에 대한 무지를 경계하라
노병천 한국전략리더십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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