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産業·生産·資原

[한국, 저성장 일본 반면교사 삼아라(5)] 근로자 3명이 노인 1명 부양하는 시대 눈앞

바람아님 2016. 7. 12. 00:20
파이낸셜뉴스 2016.06.30 16:43 

2030년 노인 7명 중 1명이 치매 위험
초고령사회 향해가는 한국


#.서울 종로 탑골공원 뒤편에 위치한 낙원동 먹자골목. 일반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점심시간대보다 다소 이른 시간, 노인들이 하나둘 식당으로 모여든다. 허름한 식당 안을 다닥다닥 메운 테이블이 비좁지만 노인들의 표정에는 익숙함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엿보인다. 냉면과 수육으로 유명한 이 식당에서 홀로 끼니를 해결하던 이모씨(76)는 "뭐 딱히 밥 먹으러 갈 데가 있나. 그래도 여기는 값도 싼데 맛도 좋아. 그래서 10년 넘게 단골이야"라며 젓가락질을 이어간다. 이씨보다 앞서 냉면 한 그릇을 비운 윤모씨(69)는 "집에 있으면 뭐해"라는 한마디를 내뱉으며 식당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기장기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서 이씨와 윤씨는 단돈 3000원으로 끼니를 때웠다.

대한민국에서 탑골공원은 대표적인 노인들의 공간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탑골공원의 풍경이 더 이상 특정 공간만의 독특한 모습이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2016년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고령화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중과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수준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래 2018년에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정점을 찍은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부터 급격히 줄어든다. 오는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49.7%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2026년 기준으로 생산가능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실질성장률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현재 3.6% 수준인 실질성장률이 2060년에는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령층에 대한 의료비 증가, 생계지원 등으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활력 저하도 우려된다. 현재 60세인 노인이 앞으로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수명은 24년이다. 이 가운데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하는 기간은 18.3년에 불과했다. 약 7.7년은 질병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의 치매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다. 한국생물공학회에 따르면 노인인구는 2013년 613만명에서 2024년 984만명 수준으로 60% 가까이 증가한다. 하지만 치매환자는 같은 기간 57만명에서 101만명으로 무려 77% 가까이 증가한다. 오는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 노인 7명 
중 1명은 치매환자라는 얘기다.

고령화로 인해 근로소득이 없는 노인가구 비중의 증가가 소득불평등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화 현상도 문제다. 우리나라의 상대적 노인빈곤율은 2013년 기준 48.1%로 전체 상대적 빈곤율 14.6%의 3.3배에 달한다. 소득의 불평등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고령일수록 소득불평등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고령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노인복지제도의 확충이다. 이 부분에서 대한민국은 갈 길이 멀다.


지난 15일 '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노인인권 국제콘퍼런스에서 조현세 한국헬츠에이지 회장이 발표한 '세계노인복지지표(Global Age Watch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복지지표는 100점 만점에 44점으로 전체 조사대상 96개국 중 60위로 나타났다.

소득보장 부문에서는 24점으로 82위, 우호적 환경 부문에서는 64.1점으로 54위로 나왔다. 건강상태는 58.2점으로 42위를 차지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