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르포]천연기념물 용머리해안에 생뚱맞은 철제교량

바람아님 2016. 8. 3. 00:36
뉴스1 2016.07.31. 17:14 

경관훼손 논란..서귀포시 "시간 지나면 자연스러울 것"
31일 오후 2시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마을인 서귀포시 사계리에 위치한 용머리해안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된 용머리해안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자연이 빚은 지질형상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10여분쯤 들어갔을 무렵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을 올려다보던 한 관광객이 눈살을 찌푸리며 “저게 뭐냐”고 손가락질을 했다.

이 관광객이 가리킨 곳에는 지난달 서귀포시가 위험구역을 우회할 수 있도록 시멘트와 철제 구조물 등을 이용해 설치한 보행교량이 있었다.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교량 앞에 선 윤순희씨(48·여·서울)는 “천연 관광지에 인위적인 다리가 놓여있어서 깜짝 놀랐다. 쌩뚱 맞은 풍경 아니냐”며 “교량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씨는 이어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이라고 하는데 말뿐인 것 같다. 보존하지 않는데 더 이상 경관이 될 수 있겠느냐”며 “다리를 만들면서 재질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할 수 없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초등학생 딸들의 손을 잡고 9년 만에 용머리해안을 찾은 최맹렬씨(50·서울) 역시 불만을 표출했다.

최씨는 “이질적이다 못해 혐오스러운 느낌까지 든다. 9년 전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쉽다”며 “전문가들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색깔이라도 맞출 수 없었느냐”고 지적했다.


단체 관광을 온 김해든씨(55·광주)는 “다시 만든다고 해도 예산 낭비인 것 같다. 처음할 때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이곳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려고 해도 저 다리 때문에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제주에 이주해온 이진석씨(39·제주)는 “이곳이 천연기념물인걸로 알고 있는데 문화재청에서 이런 다리가 설치될 수 있도록 허가내준 게 의아하다”며 “아무리 관련법에 문제가 없더라도 경관 훼손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억겁의 제주 역사를 훼손하는데 행정이 방관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관람객들이 불편하더라도 자연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31일 경관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천연기념물 제526호) 교량을 관광객들이 건너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교각을 관광객의 안전상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지난 6월 완공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다.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경관적 가치도 크다.2016.7.3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해당 교량은 지난 2014년 11월 용머리해안 동쪽을 관람하던 윤모씨(59·여·경남)가 낙석 파편에 맞아 이마와 발목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안전 확보를 위해 마련됐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보행교량 설치에는 총 사업비 3억3000만원이 투입됐으며, 지난해 8월 시작해 올해 6월 마무리됐다. 제주 판석이 이용됐으며 길이 25m, 폭 2.8m, 높이 1.15m 규모다.

해당 교량을 놓고 관람객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서귀포시는 난감함을 표하면서도 절차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서귀포시 담당자는 “군데군데 시멘트가 있긴 하지만 현무암을 깎아서 만든 것”이라며 “당장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담당자는 이어 “육지에 있는 문화재 공사 전문업체에 설계를 맡긴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문화재청에서도 허가가 나서 절차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료도 하나하나 따져보고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황토색 계열로 써보려고 했지만 없어서 부득이하게 회색 계열로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