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생은 의미가 아니라 욕망이다.
새벽녘에 눈을 떠 한밤중에 눈 감을 때까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 급급하느라, 정작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고민엔 무감각한 현대인에게 인생의 의미를 묻는 일은 사치일지 모릅니다.
선현이라고 다 알고 살았으려고요. 많은 시민의 병을 치료했던 히포크라테스는 정작 병에 걸려 죽음을 맞았고, 법이 지독해도 법이라 주장했던 소크라테스는 그 법 때문에 사형에 처해졌죠.
망망대해와 같은 인생에서 내 좌표점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에 채플린은 나침반 같은 조언을 건넵니다. 인생은 의미가 아니라 욕망이라고요. 그는 어차피 모두가 죽을 테고, 이 유한함 속에 '지금', '여기'를 규정하고 구성하는 질료로서 '욕망'이 곧 인생이라 규정합니다.
지난 7월 21일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그룹 총수 성매매 의혹 단독 보도에 안팎으로 많은 관심이 쏠린 바 있습니다.
개인의 사생활 문제를 이렇게까지 노출해도 되냐는 입장부터, 성매매가 법으로 금지된 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문제가 아니냐는 비난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었죠.
문제의 영상에 투영된 욕망은 그 주체에 따라 투영된 목적이 다양합니다. 성을 사려는 총수의 욕망, 이 영상을 빌미로 협박해 한 몫 챙기려던 촬영자의 욕망, 그리고 영상을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세운 언론사의 욕망과 이를 가십으로 소비하는 독자의 욕망까지.
인간은 태어남을 느끼지 못하고 세상에 나와, 사는 동안의 의미는 잊고 살다가 이내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괴로움을 마주합니다. 생사 여부를 놓고 수년째 추측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당사자의 영상은 멈춰버린 욕망의 잔재가 아닐는지요.
해당 그룹은 "물의가 빚어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입장을 전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와 대비되는 함구하는 언론의 풍경은 우리 사회의 어떤 지형도가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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