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9.04.06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금년(2009년)은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種)의 기원' 출간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나는 2005년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윈 연구자들을 한데 모아 다윈의 주저인 '종의 기원'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다시 번역하고 있다. 그 중 '종의 기원'에 보면 수학에는 영 재능이 없었던 다윈이 '고통을 감내하며' 풀어낸 계산 문제가 하나 있다. "코끼리가 30세부터 90세까지 평균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740~750년 만에 코끼리 한 쌍으로부터 거의 1900만 마리의 자손들이 태어날 것이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요절한 불세출의 천재 생태학자 로버트 맥아더는 훨씬 더 자극적인 계산을 선보였다. "만일 2분마다 세포분열을 하는 박테리아가 있다고 가정하면(그리고 일단 태어난 박테리아는 죽지 않으며 자원도 무한정 공급된다고 가정하면), 36시간 만에 박테리아의 살이 지구 표면을 한 자가량 뒤덮을 것이다. 그 후 한 시간이면 우리 모두의 키를 넘길 것이고, 몇 천년 후면 어느 생물이라도 그 무게가 우주의 무게와 맞먹게 될 것이며 그 부피는 저 우주를 향해 빛의 속도로 팽창할 것이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요절한 불세출의 천재 생태학자 로버트 맥아더는 훨씬 더 자극적인 계산을 선보였다. "만일 2분마다 세포분열을 하는 박테리아가 있다고 가정하면(그리고 일단 태어난 박테리아는 죽지 않으며 자원도 무한정 공급된다고 가정하면), 36시간 만에 박테리아의 살이 지구 표면을 한 자가량 뒤덮을 것이다. 그 후 한 시간이면 우리 모두의 키를 넘길 것이고, 몇 천년 후면 어느 생물이라도 그 무게가 우주의 무게와 맞먹게 될 것이며 그 부피는 저 우주를 향해 빛의 속도로 팽창할 것이다."
생물의 번식력은 실로 엄청나다. 모름지기 생물이란 이 세상에 번식을 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스스로 번식을 자제하는 기이한 생물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 인간이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에 서식하는 인간들이 가장 유별나다. 현재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이 2.1명인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08~1.26명으로 단연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우리를 멸종위기 종(種)으로 분류할지도 모른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통계청이 2009년 출산율을 발표할 것이다. 전례 없이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젊은이들이 혼인 자체를 미루고 있는 바람에 출산율이 드디어 1.0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한결같이 저출산·고령화가 일찍이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천변지이(天變地異) 수준의 대재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선진국들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의 낭떠러지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나라가 어쩌면 저렇게 느긋할 수 있을까 신기한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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