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6.08.15. 01:59
상해 임정 기관지 '독립신문' 발행인김승학 선생이 소장했던 가사 공개"독립운동 당시 다양한 버전 중 하나"
일제시대 독립군들이 부른 것으로 추정되는 애국가가 발굴됐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하는 오늘날 애국가와 다른 노랫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독립운동가인 희산(希山) 김승학(1881∼1964·사진) 선생이 소장했던 ‘애국가(愛局歌)’ 가사 기록지를 14일 공개했다.
이 애국가는 ‘삼천단부’ ‘한배’ 등의 단어와 희산의 독립운동 경력으로 미뤄 만주 등지에서 활동하던 대종교 계열 독립군들이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삼천단부’는 단군 자손의 무리, ‘한배님’은 단군을 높여 부르는 대종교 용어다.
상해 임정 기관지 '독립신문' 발행인김승학 선생이 소장했던 가사 공개"독립운동 당시 다양한 버전 중 하나"
‘백두산하 삼천단부 한데 모여 한배님이 건국하신 우리나라 만세…배달민족 배달나라 길이 사랑하세.’
A4용지 절반 크기의 갱지에 적힌 이 애국가는 지금의 애국가와 마찬가지로 4절에 후렴구로 구성됐다. 1절 백두산하(白頭山下) 삼천단부(三千團部) 한데 모여 한배님이 건국(建國)하신 우리나라 만세(萬歲)’, 2절 ‘높고 둥근 백두산(白頭山)은 우리 민족(民族) 기상(氣像)이며 맑고 깊은 천지(天地)물은 우리 겨레 정신(精神)일세’, 3절 ‘우랄산부터 대마도까지 수륙 수만 리 우리 선조 즐기시던 보금자리라’ 등의 가사다. 특히 4절의 ‘이 기상과 이 정신을 모두 합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와 후렴인 ‘무궁화 화려한 금수강산 배달민족 배달나라 길이 보전하세’는 오늘날의 애국가와 유사하다.
이 기록지는 지난해 8월 희산의 증손자인 김병기씨가 한중연 장서각에 기탁한 독립운동 자료 250여 점 가운데 나온 것이다. 희산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학무국장, 상하이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 발행인, 임시정부 주만 육군참의부 참의장을 지냈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국내외로 흩어져 독립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애국가가 생겨났다. 이번에 또 새로운 애국가가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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