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핫 이슈

북한 지진…핵미사일 공격해도 우리는 막을 수단이 없다?/美전문가들 "핵무기의 전력화 임박"..일제히 우려

바람아님 2016. 9. 10. 00:02

북한 지진…핵미사일 공격해도 우리는 막을 수단이 없다?


동아일보 2016-09-09 10:21:00

北풍계리 핵실험장 ‘활발한 활동’. 사진 출처 38노스. 동아일보 DB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우리 군의 대북 군사전략에 새로운 과제를 남기고 있다.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쏘더라도 이를 막을 수단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한다면 타격을 당한 뒤에 반격에 나서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 중이지만 구축 완료시기는 2020년대 중반이다. KAMD의 한 축인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천궁’은 최근 수십 km 상공에서 탄도미사일을 맞춰 파괴하는 첫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첫 시험일 뿐 넘어야할 산이 많다. 실전 배치를 위해선 10회 시험 발사를 실시해 8번 넘게 성공해야 한다. 전투기 요격 능력만 있던 천궁에 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가하는 개량 과정의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따라서 천궁은 2020년대 초반까지 기다려야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을 4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하는 M-SAM과 함께 KAMD 다층 방어망 형성의 핵심이 될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50km 이상 고도에서 요격)도 2020년 중반에야 실전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5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지만 군은 L-SAM의 개발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에서 아직 본격적인 개발 궤도에 진입조차 시키지 못한 상태다. KAMD에서 저고도 요격을 담당할 패트리어트-3(PAC-3) 개량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요격 고도가 30km 이하여서 요격 가능 시간이 매우 짧다는 한계가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하루 빨리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같은 한계를 고려한 것이다. 2020년대 중반까지 M-SAM, L-SAM 개발을 기다리거나 요격 가능 시간이 짧은 PAC-3에 의존하기엔 북핵 위협이 너무도 커졌기 때문이다.

사드는 최고 150km 상공에서 미사일을 요격해 북한이 미사일에 실은 핵탄두가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기 전에 파괴할 수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7월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키로 결정한 뒤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제3의 부지를 찾아나서면서 늦어도 내년 말까지 사드를 배치하겠다던 한미 양국의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사드 배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군 산하 연구기관 전문가는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핵미사일로 공격한다면 우리로선 막을 방도가 없다”며 “사드 배치를 비롯해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北 핵실험> 美전문가들 "핵무기의 전력화 임박"..일제히 우려 

 

  연합뉴스 2016.09.09. 22:56


핵무기 소형·경량화 주장 "주목"…향후 핵개발 지속 가능성도 우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통해 실험 수준의 핵물질 폭발 단계를 벗어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임박한 것으로 보이며, 그점이 이번 핵실험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미국의 군사·동북아문제 전문가들이 일제히 지적했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CNS) 동아시아담당국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실험은 핵무기를 그들(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전력에 맞게 소형화하려는 지속적인 시도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지질학자 앤디 프라세토가 9일(현지시간) 제시한 북한의 5차 핵실험(빨간색)과 4차 핵실험(파란색)의 지진파 비교사진 [앤디 프라세토 트위터 캡쳐=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지질학자 앤디 프라세토가 9일(현지시간) 제시한 북한의 5차 핵실험(빨간색)과 4차 핵실험(파란색)의 지진파 비교사진 [앤디 프라세토 트위터 캡쳐=연합뉴스 자료사진]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전배치를 위한 또 한 걸음을 걸었다"고 이번 핵실험을 평가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연구소 명의로 발표한 핵실험 실시 성명 중에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라는 대목에 특히 눈길이 갔다며, '마음먹은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주장 또한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정확하게 얼마나 작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신뢰성을 높였는지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면서도, 북한이 이번 핵실험 주장 성명에서 지난 4차 핵실험 때 내세웠던 '수소탄'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북한이 핵전력 확보라는 목표 아래 실험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시도를 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군축문제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 발표 성명에서 핵무기 운송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말 대신 '전략탄도로케트'라는 이름을 쓴 데 대해,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탄도미사일의 핵무기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며 "이는 (동북아) 지역에 대한 중요한 언급"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에서 어떤 대응을 하는지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계속 핵개발, 특히 핵미사일 전력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의 지난달 27일 위성사진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38노스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의 지난달 27일 위성사진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38노스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 타격 능력과 더불어 '핵 억지력'의 생존 능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에서 내세우는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북한의 '적대세력'으로 하여금 방어 비용을 크게 늘리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많은 터널 굴착 작업을 해 왔다"며 "그들(북한)은 앞으로 몇 년동안 여러 번의 추가 핵실험을 하려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