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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형 원자로 기술 미국 앞서... 2024년 원잠(原潛) 보유 가능하다!

바람아님 2016. 10. 7. 00:07
조선일보 2016-10-06 10:28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에 착수한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장보고-III 잠수함은 2018년 진수돼 2020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은 장보고-III가 실전에서 작전을 벌이는 상상도. 사진=대우조선해양
  북한이 8월 24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리면서 북한의 SLBM 핵위협이 현실로 닥쳤습니다. SLBM의 대부분은 핵무기를 탑재하기 때문에 북한이 SLBM을 보유한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우리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술 더 떠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은 “건국 70주년인 2018년 9월 9일까지 SLBM 2~3발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금년 내 SLBM 1기(핵무기 장착)를 탑재한 재래식 신포급 잠수함(SSB, ballistic missile submarine)을 실전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은밀하게 장기간 수중에서 작전하기 위해 천리마식 총력전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Submersible Ship-Nuclear powered)을 건조하려 할 겁니다. 추진체를 원자력으로 하는 원잠을 만든 다음, 그곳에 SLBM을 탑재해야 진정한 전략원잠(SSBN·SSGN)으로 미국과 맞장을 뜰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SSN은 주로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소형 원잠을, SSBN은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을, SSGN은 핵무기를 탑재한 유도순항미사일(Guided Missile)을 장착한 원잠을 말합니다.
 
  김흥광(金興光)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지난 8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략잠수함 설계에서 3000톤급 이상 잠수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하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도 8월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SLBM 성공에 큰 우려를 나타냈고, 새누리당 정진석(鄭鎭碩) 원내대표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한민구(韓民求) 국방부 장관을 불러놓고 SSN 도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이렇듯 청와대와 여당이 SSN 보유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필요성 등을 주장하는 분이 많아서 그런 것들을 유념해 국방부가 앞으로 전력화 등의 부분에서 살펴보겠다”고만 답변했습니다. 예비역 장성들은 “돈을 국회에서 주겠다는데도 남의 얘기하듯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핵사찰 트라우마
 
2004년 9월 20일 5명으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대덕 한국원자력연구소에 도착, 출입자관리소 보안관계자로부터 출입증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군 지휘부로 하여금 원자력 잠수함 건조사업을 접게 만들었다. 사진=조선일보
  국방부가 엉거주춤하게 미국의 눈치를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건 아마도 ‘IAEA 사찰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봅니다.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2003년 원자력 잠수함 사업이 출범하고 나서 2003년 9월 IAEA가 우리의 우라늄 농축을 사찰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듬해 일간지에 그 사실이 보도되자 군 수뇌부는 패닉에 빠져 사업을 철회했던 것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라고 할까요. IAEA가 우리의 원잠 건조 계획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었고, 더군다나 미국도 한국 정부에 간여하지 않았는 데 말이죠.
 
  이 대목에서 한국형 원잠 건조 사업, 즉 ‘362 사업’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야겠습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이후 새로 구성된 군 수뇌부는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수립한 잠수함 계획을 전면 백지화해 3500톤급의 디젤 추진 중잠수함(SSU) 독자 개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합참 전력기획부장(소장) 시절부터 이지스함 사업 등 우리 군 첨단무기 전력증강 계획의 틀을 짠 조영길(曺永吉) 장관은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 계룡대 해군본부를 방문해 문정일(文正一) 해군참모총장에게 “개인적으로 미국 원잠의 아버지 리코버(Hyman G. Rickover) 제독을 존경한다”고 말하며 “해군은 숙원 사업인 잠수함을 키워야 한다”며 원잠 건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국방부와 해군은 3조5000억원(척당 건조비 1조2000억원 추산)을 투입해 2006년부터 개념설계를 마친 후 2007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2012년부터 2~3년 간격으로 3척을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청와대에 보고했습니다. 즉 원잠 개념설계 허가가 떨어지고, 원자력 추진장치 개발 계획을 국방부 장관에게 별도로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겁니다.
 
  조영길 전 장관은 기자에게 원잠 추진계획을 지시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 1차 북핵 위기가 발발하자 당시 합참 전력기획부장으로서 군 전력증강 사업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원자력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3000톤급 원자력 잠수함 건조 사업에 착수해 2008년 9월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1994년 국방부는 480 억원의 원자력 잠수함 개발용 비밀예산을 편성해 원자력연구소와 ADD에 전달했다”면서 “이에 맞춰 1300km 사거리의 잠수함 발사용 순항미사일(천룡)도 개발했다”고도 했습니다.
 
 
  해군-ADD-원자력연구소 원잠 개발 참여
 
  조영길 장관은 2003년 5월 초 ‘자주국방 비전보고’ 석상에서 원잠의 조기 획득을 지시했습니다. 결국 2003년 6월 2일 회의에서 국방부는 잠수함 장기소요 계획을 전면 수정해 SSU 사업을 포기하고 원자력 잠수함(SSX) 건조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날짜를 기념해 ‘362 사업’으로 불렀던 것이죠.
 
  송영무(宋永武) 해군 기획관리참모부장(해군참모총장 역임)은 1990년 독일 하데베(HDW)에 2년간 파견돼 209급 잠수함 인수를 담당했던 문근식(文根植) 대령(전 솔트웍스 부사장)을 불러 “당신이 잠수함 전문가이니 사업단장을 맡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해군은 2003년 6월 해군 조함단 내에 원자력 잠수함 전담부서인 362사업단을 설치해 설계 및 건조, 무장과 관련한 각종 현안 검토, 작전요구성능(ROC) 수립 등을 담당하도록 했고, ADD에 박모 박사를 팀장으로 하는 잠수함 설계팀을 두었다고 합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산하에 김모 박사를 중심으로 원자력 추진기관 연구팀도 가동했다고 합니다.
 
  해군-ADD-원자력연구소 등 유관기관이 모여 매일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답니다. 그러나 원잠 건조는 국가적 사업임에도 해군 예산으로 해야 하는 데다, 디젤 잠수함 독자 설계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해군 지휘부도 2012년까지 원잠을 바다에 띄울 수 있을까 긴가민가했답니다. 게다가 잠수함용 원자로를 개발하는 일도 어려운 일이었고, 핵연료를 계속 확보하는 것은 국제법적인 난제였습니다.
 
  조영길 장관은 “해군과 ADD를 하나로 묶어 사무실은 해군본부에 두더라도 실무자들은 ADD에서 ADD 요원으로 위장해 사업을 추진하라” “예산은 건조단계 이전에는 ADD 연구개발비로 위장하라” “원잠은 국가 생존을 위해 미룰 수 없는 사업이다. 사업 참여자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했답니다.
 
  문근식 전 362사업단장은 “ADD 잠수함 설계팀이 잠수함 선체(船體)와 스펙(제원)을 만드는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원잠용 3000t급 선체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우리가 한 번도 운항 경험이 없는 최첨단 원잠을 독자 설계해 개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장보고-III 잠수함, 독자 설계 성공
 
북한이 공개한 지난 4월 23일 SLBM 발사 장면.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지난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현장을 참관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일보
  그러다 IAEA 사찰팀의 서울 방문 소식과 이어진 언론보도에 해군 지휘부의 의지 부족과 군 지휘부의 책임 회피로 사업단은 해체되고 사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북한의 SLBM 발사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SLBM을 탑재한 북한의 잠수함이 기지를 빠져나와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이를 찾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최선의 방법은 적의 기지를 24시간 감시해 유사시 선제타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상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한 원잠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얼마 전 만난 문근식 전 단장은 기자에게 그때는 지금처럼 북한이 핵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SLBM과 탄도미사일을 펑펑 쏘아 올리지도 않았을 때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원잠 건조 능력도 2004년에 비해 상당부분 발전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먼저 선체 설계 능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04년 당시 362사업단은 우리의 잠수함 인프라가 외국이 설계한 디젤 잠수함의 도면을 가져다 건조 기술을 이전받아 겨우 건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원잠의 선체 설계 문제에 고심했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관계자들은 프랑스가 설계 작업을 하고 있는 바라쿠다급(4000t급) 차기 원잠을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사실, 소련 붕괴 과정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어려운 재정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역 킬로(KILO)급 잠수함도 고철로 우리에게 팔려고 했습니다. 킬로급(4000t)은 당시 디젤 잠수함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즈였죠. 현재 우리 해군이 추진하는 장보고-Ⅲ 사업(3500t)에 해당하는 크기로 수직발사관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권영해(權寧海) 안기부장은 러시아 잠수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파악하고 기술이전에 소극적인 독일 HDW에 경고를 주고, 북한 해군력을 파악해 우리 해군의 대잠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경협차관 현물상환의 일부로 잠수함까지도 거론했고, 1996년 초대 해군무관을 지낸 윤종구(尹鍾九) 제독은 한국 해군장교로는 처음으로 발틱함대 소속의 러시아 킬로급 잠수함에 승함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한두 척의 킬로급 잠수함을 도입했더라면, 우리 업체의 선체 설계 능력을 20년 이상 앞당길 수 있었을 겁니다.
 
  현재 우리는 잠수함 독자 설계를 완성한 단계입니다. 장보고-III Batch-I은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 및 건조하는 잠수함으로, 방사청은 2012년 12월 대우조선해양과 ‘상세설계 및 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이래 함정 설계를 진행해 왔습니다. 장보고-III Batch-I 1번함을 2014년 11월에 착공했고, 지난 7월 1일 후속함인 2번함 착공식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부터 1, 2번함 2척이 실전에 배치됩니다.
 
 
  중소형 원자로 기술 미국 앞서
 
  원잠의 핵심인 원자력 추진기관을 살펴볼까요. 정부는 원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원자로의 확보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습니다. 1993년 신재인(申載仁) 당시 원자력연구소장이 김시환(金時煥) 당시 원자력연구소 원자로연구소장과 함께 러시아 OKBM을 방문, 체르노빌 원전 건설에 참여한 러시아 핵물리학자 예브게니 아다모프 박사를 만나 원자력 잠수함 설계도면을 구입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후 우리는 원자로 설계기술을 러시아의 OKBM을 통해 어느 정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SMART) 원자로는 OKBM의 원천기술로 개발된 것입니다. OKBM은 구소련 시절부터 원자력 잠수함에 탑재되는 원자로를 개발·생산해 온 회사로, 이 회사가 제작한 원자로를 탑재한 쇄빙선이나 잠수함은 210척에 이릅니다. 스마트 원자로를 축소해 ‘최적화 과정’을 거치면 원자력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사업단은 만약 국산 원자력 잠수함이 건조될 경우 원자력 추진 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개발 중인 일체형 스마트 원자로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합니다. 스마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일체형 중소형 원자로입니다. 전기출력은 대형 원전(1000MW 이상)의 10분의 1 이하인 100MW 수준이고, 특히 해수담수화용으로 건설할 경우 스마트 1기로 무려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기(9만kW)와 물(4만 톤)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근식 전 단장은 “일부에서는 원자력연구소가 스마트 원자로 제작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 제작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완성된 스마트 원자로를 토대로 원자력 잠수함 탑재용 원자로를 개발하려 했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스마트 원자로가 순수한 국내 기술진에 의해 해수의 담수화 용도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것은 위장일 뿐 스마트 원자로의 핵심 기술은 러시아로부터 제공됐으며, 이 원자로를 잠수함에 탑재하는 계획이 비밀리에 추진되어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원자력연구소장을 지낸 A씨는 “민수용 스마트 원자로와 잠수함용 원자로는 자동차용 레고블럭과 트럭용 레고블럭처럼 스타팅 포인트부터 차이가 있다”며 “두 개는 크기는 비슷해도 최상위 설계요건(toptier requirement)이 전혀 다른 것이라 처음부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잠수함용 원자로를 경험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적 요소들이 필요한지 알 수는 없지만, 미국보다 앞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로 설계 개발 기술로 본다면 개발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하더군요.
 
  문 전 단장은 “스마트 원자로를 원자력 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면서 “스마트 원자로 파일럿(실증로)으로도 규모만 작게 하면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로 사용할 수 있다. 진동시험, 충격시험 등 각종 실전 테스트를 거친 후 잠수함 탑재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은 원자로 연구과제 책임을 맡고 있는 ADD에 응용연구를 계속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에서 핵연료를 사오지 않는다면…
 
2015년 4월 22일 박노벽(오른쪽) 외교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협상 전담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원자력협정에 가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일부에서는 원자로가 해결된다 해도 원자로에 장전될 핵연료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문제라고들 합니다. 자연 상태의 우라늄(U-235)은 농축도가 0.7% 정도, 발전용 원전 연료는 0.7~5%, 원자력 잠수함용 연료는 20~90%, 핵무기용은 농축도 95% 이상을 사용합니다.
 
  현재 원자력 잠수함을 운용 중인 미국과 러시아는 농축도 90%짜리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한 번 연료를 장전하면 함정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중국과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은 농축도 20%짜리 연료를 사용합니다. 이 경우 7년마다 원자로를 열어 연료를 재장전해야 하고, 잠수함 속력도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1973년 3월 한미원자력 협정, 1975년 4월 핵확산 금지조약(NPT) 가입 등으로 원자력 기술의 군사적 목적 전용을 금지하고 있고, NPT의 안전조치 수락 의무로 인해 핵연료의 비밀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스마트 원자로의 경우 국내의 다른 상업용 원전처럼 우라늄 농축도 5%(보통 4.95%)짜리를 사용하도록 설계가 됐고,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 원료는 IAEA의 철저한 감시하에 연료를 도입해 가공하면 되므로 연료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은 2009년 4월 2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G20정상회의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에게 원잠용 핵연료 구입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브라운 총리는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 공급과 재처리까지 담당할 수 있다”고 했다니, 한미원자력협정에 저촉을 받지 않고 핵연료를 확보할 나라들이 꽤 있다는 뜻입니다.
 
 
  원잠은 공개리에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문근식 전 단장은 “북한이 3000톤급 원잠을 건조하려 한다면 8~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362 사업’ 당시 우리 해군은 미국이 1953년 최초의 원잠 노틸러스를 건조할 때 7년 걸린 것을 참고해 8년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의 지시로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 설계도를 해킹하고, 러시아에서 원자로 설계전문가 3명을 데려왔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문근식 전 단장은 “2003년 당시 원잠 추진 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며 “2003년 안보환경이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부터 추진하는 원잠 건조 사업은 철저하게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들이 국책사업(國策事業)의 기치 아래 머리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도는 원폭 보유와 원잠 건조를 프랑스와 러시아 등 미국의 원자력 독점에 반대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지혜를 떠올리며, 우리도 국가 지도자의 결단으로 서두른다면 2024년 무렵 장보고-III 3번함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갖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월간조선 2016년 10월호 / 글=오동룡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