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 있는 바위 그림
경상북도 고령에서는 양전동과 안화리에서 각각 바위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 양전동 암각화는 전체의 높이 3m,
너비 6m의 높은 바위에 동그라미모양, 십자모양, 방패자루 모양 등 여러 가지 문양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암각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2,3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므로 오랜 시간 동안 비와 바람에 바위면이 깎이고 닳아서
무엇을 새겼는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 모양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안화리 바위그림은 양전동 바위그림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산기슭의 절벽 여러 곳에 30∼40㎝ 정도 크기의 방패모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그림은 쪼아서 파는 방법으로 그렸는데 양전동 바위그림에 비하여 매우 거칠고 마무리가 제대로 안된
상태입니다.
<고령 양전동 암각화 (보물 제605호) -높이 3m, 너비 5.5m, 1971년 발견>
왜, 언제, 어떻게 그려졌을까요?
바위그림이란 주로 바위나 암벽 혹은 고인돌을 덮는 돌 위에 새기는 그림으로 안전한 생활과 사냥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짐승이나 물고기를 잡아먹는 생활을 주로 하던 때는
사냥을 나가서 아무 사고도 당하지 않고 또한 배불리 원하는 만큼 짐승과 물고기를 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냥하는 방법이나 모습을 많이 그렸지만, 농사를 짓고 살던 시대에는 풍년이 드는 것도 또한 흉년이 드는 것도 모두
하늘과 땅에 있는 신이 결정한다고 생각하여 이들 신에게 풍년이 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 하였습니다. 바위그림은 그리는 방법에 따라 새겨서 그리는 방법과 새긴 곳을 물감으로 덧칠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새겨서 그린 바위그림이 발달하였는데 그 방법도 다양하여 처음에는 돌을 쪼아서 그리다가
돌을 갈아서 그리기도 하였으며, 기술(도구)이 발달하면서 칼이나 송곳 같은 철제품의 끝부분으로 선을 새겨서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어떻게 감상하여야 할까요?
바위그림은 대부분 그림을 그린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거나 또는 그 특징만을
살려 특별한 무늬로 새겨 놓았는데 너무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서 그 모습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탁본(바위그림
위에 화선지와 같은 얇은 종이를 옷솔이나 구두솔로 두드려서 붙인 다음 솜방망이에 먹물을 묻혀서 그림을 찍어내는
방법)으로 그 정확한 모양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무늬 중에서도 특히 방패 모양의 무늬가 많은데 이것은
여자의 모습을 특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곡식의 풍요로움과 많은 자손들이 아무 탈없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동그라미 모양은 태양을 표현한 것인데, 이것은 단지 우리가 여러 가지 자료를 보고 추측한
것이지 정확히 맞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바위그림은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속에서 옛
선조들의 순수하고도 진실된 생활 모습을 가슴 속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바위그림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펴서 우리 후손에게 길이길이 전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직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는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을 견뎌내며 어렵게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발견되지 않은 바위그림이 있을 것이므로 우리가
바위그림에 관심을 갖고 살핀다면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료출처 : 문화재청(2000),문화재 교육의 이론 방법 및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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