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左右 뒤집힌 폴란드서 사회주의 환상 깨졌죠"

바람아님 2016. 12. 19. 19:47

(2016.12.19 김성현 기자)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펴낸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

자신의 삶, 역사적 맥락서 풀어


임지현(57)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임원근(1899~1963) 선생의 손자다. 

임원근 선생은 1922년 소련 모스크바의 극동인민대표대회에 김규식·여운형 등과 함께 참석했다. 

1925년 박헌영·김단야와 함께 조선공산당을 창당했다가 투옥됐다. 1992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하지만 임지현 교수는 "1977년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정작 조부가 어떤 분인지 잘 몰랐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자들이 독립운동가보다는 '빨갱이'로 인식됐던 시절이었다. 

임 교수가 대학 1학년 때 지하 서클에 가입한 직후, 마포경찰서 정보과 형사가 불쑥 집으로 찾아왔다. 

긴급조치로 대학 선배들이 구속된 직후였다. 정보과 형사 방문 직후에 임 교수는 일제 강점기 신문들과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서적을 뒤적이면서 비로소 자신의 가계(家系)에 눈을 떴다. 

"연좌제의 공포와 집안의 내력에 대한 자부심이 뒤얽혀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말했다.


임지현 서강대 교수의 연구실에는 권총 자살한 소련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1893~1930)의 포스터가 걸려 있다. “러시아 혁명을 위해 온몸을 던졌지만, 혁명 이후의 스탈린 체제에 결국 분노하고 좌절했던 예술가의 모습에 이끌린다”고 했다.

임지현 서강대 교수의 연구실에는 권총 자살한 소련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1893~1930)의 포스터가 걸려 있다. 

“러시아 혁명을 위해 온몸을 던졌지만, 혁명 이후의 스탈린 체제에 결국 분노하고 좌절했던 예술가의 모습에 이끌린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최근 임 교수가 자신의 삶을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삼아서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소나무)를 펴냈다. 

보통은 자서전으로 분류하지만, 임 교수는 이 책을 '에고 히스토리(ego history)'라고 불렀다. '나 자신의 역사'라는 의미다. 

그는 "아직 자서전을 쓰기에는 이른 나이이기도 하지만, 역사가는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시대적 맥락에서 

고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임 교수 자신의 복잡한 지적·사상적 편력(遍歷)을 담은 증언집에 가깝다. 

그는 20대 때인 1980년대 내내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했다. 

하지만 1990년대 연구차 방문했던 폴란드에서 동구권 사회주의의 붕괴를 목도하면서 반전(反轉)이 찾아왔다. 

그는 "현장에서 만났던 폴란드 노동자들은 사회주의가 노동자와 농민을 억압하는 이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면서 

"우리와 정반대로 폴란드에서는 사회주의가 우파(右派)로 인식되고,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반공 인사들이 좌파로 분류되는 모습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대중 독재' '일상적 파시즘' 같은 개념으로 국내 학계에 신선한 충격과 논쟁을 불러왔던 주인공답게 이번 책에도 폭발력 강한 

구절이 적지 않다.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의 영역을 압록강 밖으로 밀어내야 안심하는 한국의 민족주의적 선동 역사학"

처럼 재야 사학계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특히 임 교수는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용어인 

'세습적 희생자 의식'을 통해서 공격적 민족주의가 대물림되는 현상을 비판했다. 

바우만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경험하지 않은 이스라엘의 전후(戰後) 세대가 여전히 자신을 '희생자'로 간주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진압을 정당화하는 사례를 비판했다. 

임 교수는 "마찬가지로 일본도 원자폭탄이나 연합군 공습 같은 부분적인 기억만 강조하면서 

가해자로서의 기억은 자연스럽게 지워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어느 사학자의 에고 히스토리)

저자 임지현/ 소나무/ 2016.12.15/ 페이지 400


책소개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지향하는 에고 히스토리는, 

‘임지현이 만든 역사’에 대한 성찰과 ‘임지현을 만든 역사’에 대한 분석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역사이다. 그리고 임지현이라는 한 역사가가 역사적 행위자로서 어떻게 역사 지식의 생산과 소비, 

유통에 참여해 왔는가에 대한 지성사적 고찰을 요구한다. 

에고 히스토리에서 주목하는 역사는 과거완료형이기보다는 현재진행형이다. 

그것은 완성된 생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생산 과정으로서의 역사이다. 

생산 과정으로서의 역사를 물을 때, ‘나’는 왜 그 특정한 순간에 개입해 그런 식의 역사를 만들었으며, 

‘내’ 안의 역사 생산 과정에 개입한 ‘내’ 밖의 역사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과 맞닥뜨린다. 

이 질문들은 이 책을 끌어가는 동력이기도 하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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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임지현


저자 임지현은 폴란드 근현대사와 유럽 지성사에서 출발하여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로 학문적 관심을 넓혀 왔다. 

2004년 비교역사문화연구소를 창립한 이래 ‘대중독재’,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 ‘변경사’,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비행대학’ 등의 국제적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부터는 서강대학교 사학과의 트랜스내셔널 역사 전공 교수이자 신생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연구소’의 소장으로 

국사의 대안적 역사 서술로서의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민족주의적 기억을 탈영토화함으로써 

적대적 갈등을 벗어나 비적대적 차이가 공존하는 동아시아의 역사문화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스로를 ‘기억 활동가’라고 규정하는 임지현은 ‘대중독재’,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등의 독창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국제 역사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고, 현재 국제적으로도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글로벌 히스토리, 월드 히스토리 분야에서 

가장 활동적인 역사가 중 한 명이다. 

그는 40여 편에 이르는 국내의 논문과 10여 권의 연구서와 대중서를 제외하고도, 1992년 SSCI 저널인 SCIENCE & 

SOCIETY에 “MARX’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IRISH NATIONAL QUESTION”을 게재한 이래 50여 편에 

이르는 논문과 단행본 챕터를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여러 나라의 해외 저널과 단행본에 

발표해 왔다. 

THE CAMBRIDGE HISTORY OF THE SECOND WORLD WAR(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5), A COMPANION 

TO WORLD HISTORY(WILEY-BLACKWELL, 2012), ENCYCLOPEDIA OF GLOBAL STUDIES(SAGE, 2012), 

MEMORY IN A GLOBAL AGE(PALGRAVE/MACMILLAN, 2010) 등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메모리의 대표적인 

단행본 프로젝트에 초대받아 기고한 챕터들은 그의 국제적 위상을 잘 드러내 준다. 

특히, 임지현이 총서 편집 책임자로 팰그레이브 맥밀런에서 간행된 총 5권의 ‘20세기 대중독재(MASS DICTATORSHIP 

IN THE TWENTIETH CENTURY)’ 시리즈와 THE PALGRAVE HANDBOOK OF MASS DICTATORSHIP(2016)은 지구사적 

관점에서 20세기 독재 연구의 한 획을 그은 연구총서로 평가된다. 


임지현은 하버드 대학...(하략)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