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경쟁 기종에 가격·성능 앞서 승산 크다"
연말쯤 최종 결정 나올 듯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있는 록히드마틴 비행기술센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초음속 훈련기 'T-50A' 두 대가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아올랐다.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미국 현지 조립라인을 외부에 처음 공개하면서, T-50A 시범 비행을 한 것이다. 이 컨소시엄에서 KAI는 부품 생산과 반제품 조립, 록히드 마틴은 최종 조립과 훈련용 소프트웨어 공급 역할을 맡는다. KAI의 경남 사천공장에서 날개, 동체, 꼬리 등 4~5개 부분으로 조립한 후, 록히드마틴의 그린빌 공장으로 가져와 최종 조립하는 것이다. 하성용 KAI 사장은 "모든 준비는 끝났다. 미 공군이 반드시 T-50A를 선택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18조원에 달하는 미 차세대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KAI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사업 최종제안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번에 T-50A 현지 조립 라인도 공개한 것이다. 미 공군은 40년 이상 노후화된 훈련기(T-38)를 전면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350대 규모로 사업비가 160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다른 동맹국의 수요까지 고려하면, 50조원 이상의 사업이 될 수 있다. 최종 결정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 수주전에는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을 포함해 총 4개 컨소시엄이 뛰어들었다. 현지에선 KAI·록히드마틴의 T-50A와 사브·보잉이 만드는 'BTX-1' 간의 '양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고속도(T-50A가 마하 1.5, BTX-1는 마하 1.1) 등 다른 성능에서는 두 기종이 큰 차이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당선인 시절 전투기 가격이 비싸다고 비판한 만큼, 결국 가격이 가장 큰 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록히드마틴은 가격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T-50A는 KAI가 2001년 자체 개발한 T-50 훈련기를 미 공군의 요구에 맞게 개량한 것이다. T-50은 이미 수출 56대를 포함해 200대 이상 양산, 약 2조원의 개발비를 상당 부분 회수했다. 반면 사브·보잉은 이번 사업을 위해 BTX-1을 새로 개발한 만큼,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 상황이다.
정치적 고려에서도 KAI 측이 뒤질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KAI와 짝을 이룬 록히드마틴은 친(親)공화당, 보잉은 친민주당 성향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이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을 꺼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행사에 참석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의 공화당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T-50A를 구매하면,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확고하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국방부 2인자인 패트릭 샤나한 국방부 부장관이 보잉의 수석 부사장 출신인 점은 KAI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AI 관계자는 "경쟁 기종과 비교해 가격·성능에서 앞설 뿐 아니라, 이미 10년 이상 운용하며 안전성도 입증되고 있어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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