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가 세계 첫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률을 시행한다.
아이슬란드 의회는 4월 4일 해당 법률안을 발표했다.
직원 25인 이상 기업에서 임금 차별을 없애는 게 핵심이다.
성별·인종·국적과 무관하게 동일노동이라면 급여를 똑같이 줘야 한다.
이 나라 의회는 국민 자부심의 원천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탄생한 민주 의회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알싱'이라는 이름으로 930년 협곡에 들어선다.
영국보다 무려 300년 이상 앞선다.
의원들은 매년 2주씩 모여 법률을 만들고, 분쟁을 해결한다.
연단은 가파른 절벽 밑 넓은 암석이다.
입법이나 국정 토론에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소수 엘리트가 독점한 고대 그리스·로마 의회와 다르다.
알싱은 1789년 대지진으로 묻히고 수도 레이캬비크로 옮겨진다.
이곳은 1986년 냉전 종식을 예고한 미소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다.
권력 집중을 견제한 알싱 덕분에 자유 공동사회가 일찍 꽃을 피운다.
의회 합의 문화는 북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과 인접한 섬나라다.
거대한 지각판이 만나는 곳이라 지진과 화산이 활발하다.
돌과 용암, 얼음으로 뒤덮인 국토는 한반도 절반 수준이다.
자연환경이 척박한 탓에 인구 밀도가 세계 최저 수준이다.
국민 자존심은 글로벌 1위다.
평균 수명과 치안도 선두권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자랑거리가 무수히 많다.
각종 차별 철폐 1호라는 게 공통점이다.
성평등지수는 2009년부터 8년 연속 선두다.
근로 여성 지위가 가장 높다는 의미다.
여성 노동참여율도 88%로 1위다.
여성 의석은 전체 63석의 절반가량인 30석이다.
여성 평등권은 수많은 투쟁 성과다.
1975년에는 여성 단독 총파업에 나선다.
40%를 넘는 성별 임금 격차 때문이다.
파업은 여성이 일손을 놓으면 사회가 마비된다는 점을 일깨웠다.
이후 여성 지위가 확연히 올라간다.
1980년에는 민주적 선거로 당선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당원 모두 여성인 정당도 생겨 핵 반대와 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등을 위해 싸운다.
2009년에는 레즈비언 총리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한다.
국교인 루터교가 동성결혼을 허용한 덕에 가능했다.
1935년 낙태 전면 합법화도 세계 첫 기록이다.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건강이 위험한 산모 등이면 임신 중절 수술을 받는다.
이 법은 상당수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
인구 35만 명에 군대가 없는데도 약소국 권리를 위해 앞장선 것도 유명하다.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3개국 독립을 처음 인정한다.
옛 소련 위세에 눌려 모든 나라가 침묵할 때 가장 먼저 용기를 낸 것이다.
스포츠 재능도 뛰어난 나라다.
인구 100만 이하 국가 가운데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핸드볼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쥔 것이다.
유러피언 챔피언십 축구대회 8강 신화도 이룬다.
아이슬란드는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국인 레이프 에이릭손(970-1020)이 이미 11세기에 캐나다를 점령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는 오랜 외침과 가난을 겪었다는 점에서 한국과 닮았다.
국민 자존심이 강하고 교육열이 높은 것도 유사하다.
인간 차별을 없앤 데는 특수한 자연환경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가 얼음 땅인데도 곳곳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온천과 간헐천이 빙하와 공존하기 때문이다.
만물은 두 대립 요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안정된다.
인체 자율신경도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아이슬란드 냉·온탕 국토는 평등 철학을 가르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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