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中의 딜레마, '특사 파견' 실현될까..北 거절 가능성도

바람아님 2017. 4. 18. 23:39
머니투데이 2017.04.18. 16:59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서열 7위인 장가오리 상무부총리를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언론은 이날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서면 원유 중단 같은 강력한 제재를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언론은 중국은 북한 정권 전복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사진은 북중 무역거래의 상징인 단둥철교 모습)


중국이 북한 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서열 7위인 장가오리 상무부총리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이 중국의 자제 요구에도 불구, 지난 16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며 “중국도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특사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미국 허핑턴포스트를 인용해 “중국이 최악의 국면을 막기 위해 이번 주 중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며 “중국 국무원 장가오리 부총리가 특사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둬웨이는 장 부총리 외에도 시진핑 주석의 정치 보좌역인 당 총서기 판공실 딩쉐샹 주임도 특사 파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 인물은 모두 시 주석의 복심을 전달할 적임자라는 평이다. 장 부총리는 2010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당시 텐진시 당서기로 재직하며 김 위원장을 텐진 곳곳으로 안내했던 인물이다. 딩 주임도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북한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인 우다웨이가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것을 감안할 때도 북한 특사 파견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베이징의 딜레마, '특사 파견'으로 풀릴까

일부에서는 ‘베이징의 입’으로 통하는 중국 관영언론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수 차례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경고했는데도 지난 16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자 중국이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한반도 긴장을 몰고 가는 것은 절대 원치 않는다는 진단이다. 그만큼 전략적 완충지대로서의 북한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유난히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하는 것도 특사 파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부르겠나”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는 북한 미사일 시험 이후 첫 트위터에서 “우리 군대는 증강하고 있고, 역대 어느 때보다 급속히 강력해지고 있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고위직 특사 파견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날 관영언론 환추스바오의 사설에도 중국의 이같은 딜레마가 그대로 녹아있다. 환추스바오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은) 원유 공급 중단 등 북한의 전체 경제에 타격을 줄 강력한 수단과 미국의 대북 금융봉쇄 조치 등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그러나 “대북 제재에도 불구, 중국은 북한 정권이 전복되는 것을 바라는 어떤 정치적 악의도 없다는 것을 북한이 이해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북한, '특사' 수용해 대화 여부는 미지수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특사 파견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둬웨이는 이날 “중국 우다웨이 대표가 최근 북한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북한이 답변을 주지 않으며 사실상 문전박대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만 봐도 중국의 영향력 밖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연일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추스바오는 “김인룡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군사 행동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미국이 원하는 어떤 종류의 전쟁모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외신 전문 매체인 하이와이왕도 BBC를 인용해 “북한 외무성 한성렬 부상이 ‘우리는 주 단위, 월 단위, 연 단위로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