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北 EMP 공격으로 사회망 붕괴된다는 주장 어리석어"
북한은 이미 우주 궤도에 올린 2기의 인공위성이 미국 상공을 통과할 때 미국에 핵 '전자기파(EMP)'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놓고 미국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피터 빈센트 프라이 미국 국가국토안보 태스크포스 소장은 9일 북한이 우주에서 전자기파를 분출해 지상 전자시스템을 완전 파괴하는 고고도 핵무기 폭발 능력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핵 EMP'는 핵탄두를 우주에서 폭발시켜 지상 전력 회로망과 컴퓨터망 등 거의 모든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하는 것으로 지하 케이블도 손상할 정도로 파괴력이 엄청나다.
인디펜던트와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신문들은 북한이 1980년대부터 위성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으며 지난 2012년과 2016년에 94분마다 지구 궤도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관측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프라이 소장은 "북한은 자체 인공위성 중 1기는 항상 미국 상공 인근에 배치토록 하는 '컴퓨터정보화시대판' 전함 외교를 연습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군사공격 위협에 대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옛 소련은 냉전 시절 미국에 대한 EMP 공격 계획을 세웠지만 끝내 이행하지는 못했다"면서 "북한은 옛 소련의 EMP 공격 계획에 영감을 얻어 이러한 또 다른 형태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 EMP위원회 사무총장도 겸임하고 있는 프라이 소장은 또 미국의 극우 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에 "최근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사실 EMP 공격을 위한 연습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위기가 폭발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우리 대통령에게 '우리는 너희 나라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으니 공격하지 말라'고 협박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대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공식 성명을 내놓으면서 미국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고 협박하고 이를 인공위성 프로그램과 연계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EMP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성 핵탄두 한 발이면 미국 국가전력망과 필수적인 핵심 기간시설들이 1년 이상 마비되면서 미국인 10명 중 9명이 기아와 질병, 사회 붕괴 때문에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기고문에서 우주에서의 EMP 공격으로 지상 전자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미국이 1962년 '스타피시 프라임'으로 알려진 EMP 공격 시험을 했다면서 태평양 상공 400㎞에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보다 100배나 강한 미사일을 폭파시켰지만 호놀룰루 시내 가로등 하나만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잭 류 연구원도 북한이 EMP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대형화와 이동 수단인 미사일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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