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27] 용도를 넘나드는 조명기구 디자인

바람아님 2017. 7. 31. 07:14

(조선일보 2017.07.31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사람이 하는 일에 따라 필요한 빛의 밝기, 즉 조도(照度)가 달라진다.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작업에는 높은 조도가 필요하지만, 긴장을 풀고 쉴 때는 은은한 빛을 선호한다. 

따라서 보통 조명기구는 용도에 따라 작업용과 무드(mood)용으로 구분되기 마련이다. 

이탈리아 조명 전문회사 아르테미데(Artemide)는 그런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필요에 따라 작업용이나 무드용이 될 수 있는 

탁상용 LED 조명기구의 개발을 미국의 제품디자이너 스콧 윌슨(Scott Wilson)에게 의뢰했다. 

윌슨은 나이키, 모토롤라 등 세계적인 제조업체에서 글로벌 디자인 임원을 지냈으며, 2007년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에 

디자인회사 미니멀(MINIMAL)을 창업한 이래 크라우드 펀딩을 제일 많이 받는 디자인 사업가로 정평이 나 있었다.


탁상용 조명기구 시시포(Sisifo). 헤드 지름 250㎜, 받침 지름 90㎜, 높이 419㎜, 가격 995달러(약 113만원). 무드 모드(위 사진)와 작업 모드(아래 사진)로 사용할 수 있다.탁상용 조명기구 시시포(Sisifo). 헤드 지름 250㎜, 받침 지름 90㎜, 

높이 419㎜, 가격 995달러(약 113만원). 

무드 모드(위 사진)와 작업 모드(아래 사진)로 사용할 수 있다.


2013년 출시된 조명기구 '시시포'는 작업·무드 겸용이다. 

원통형 헤드와 몸체, 연결봉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구조로 제작과 사용이 

아주 간편하다. 넓고 얇은 헤드와 좁고 긴 몸체는 알루미늄을 압출·성형하였고, 

구리 연결봉은 광택이 나는 크롬 도금으로 마감했다. 

헤드 안쪽에는 투명성과 내광성이 뛰어난 메타크릴수지로 만든 확산 판을 붙여 

빛이 산란하지 않도록 했다. 연결봉의 양 끝에는 구(球)형  조인트가 장착돼 있어 

360도 회전시켜가며 용도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몸체의 터치 버튼을 

살짝 두드려 LED 전원을 켜고 끌 수 있으며, 가볍게 누르면 조도가 조정된다.


아르테미데의 브랜드 파워와 미니멀의 제품디자인 역량이 잘 융합된 시시포는 

우아한 외관과 다양한 용도로 2015년 독일의 iF 디자인상, 2016년 이탈리아 

황금 컴퍼스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