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8.15 박지현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후연구원·2009년 탈북)
북한은 어떻게 최첨단 기술의 종합체라 불리는 ICBM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김일성은 1963년 오로지 미사일 개발을 목적으로 국방대학을 설립하고 학생 제복의 디자인과 학교생활 준칙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김정일은 1990년대 연구 인력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국방대학에 최고의 인재만을 선발하는
특별 입학제도를 도입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김정은은 한발 더 나아가 2015년 국방대학을 국방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고 '세계적인 대학, 대학 위의 대학'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3대를 내려오면서 축적된 막강한 연구 인력과 기술력이 북한 정권의 손에 ICBM을 쥐여준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서 핵심인 탄소복합소재와 관련하여 한마디 덧붙인다면, 필자는 북한 국방대학에 다니던 2005년
탄소복합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무기 부품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때로부터 10년 넘게 흘렀다.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북한은 탄소복합소재를 생산할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북한이 7월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조선중앙TV는 다음 날인 29일 낮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절대로 화성-14형에서 멈출 정권이 아니다.
북한의 ICBM 기술은 지난 3월 18일 고출력 액체연료 엔진의 지상연소 시험을 계기로 크게 한 단계 성장했다.
그래서 이 시험을 소위 '3·18 혁명'이라고 떠들어댄 것이다. 북한은 머지않아 고체연료엔진 기반의 ICBM,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 ICBM 등을 개발해낼 것이다. 이 미사일들은 화성-14형과 기본적인 핵심 기술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핵과 미사일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지난해 4차 핵실험(수소폭탄)은 그들의 핵기술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였다.
북한이 더 나아가 중성자탄까지 만들어 전술핵무기까지 보유하는 날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근원은 핵과 ICBM을 축으로 한 비대칭 전력에서 나온다.
북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고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비대칭을 극복할 대칭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핵 보유는 지속적인 북핵 위협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담보라고 생각한다.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 성과를 위해 그들에게 하나씩 양보한다면 미래에 더 큰 위협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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