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9.18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장 마리 치바우 문화 센터, 부지면적: 8㏊(2만4200평),
건축면적: 8555㎡(2586평).
"이렇게 외진 섬에 유서 깊은 건축물이 있네!"
호주에서 동쪽으로 1500㎞ 떨어진 남태평양의 고도(孤島) 뉴칼레도니아에는
세계 5대 건축물로 꼽히는 치바우 문화센터가 있다.
프랑스의 자치령인 뉴칼레도니아는 면적이 1만9000㎢로 경상북도만 한데,
에메랄드 빛 바다 위에 자그마한 섬들이 아름다워 '프렌치 파라다이스'라고 불린다.
1998년 개관한 문화센터는 평생을 뉴칼레도니아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다
1989년 암살당한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를 기리고,
원주민인 카낙족(族)의 고유 문화를 보호하기 위하여 프랑스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세워졌다. 1991년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는 이 지역 특유의 상징성 부각에 주력했다.
건물의 외관뿐 아니라 곳곳에 전통문화를 살리되 햇빛과 바람의 흐름을 최대한 이용하고,
내부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잦은 지진과 사이클론에도 끄떡없는 전시실, 공연장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긴 회랑(길이 250m)으로 이어진 나지막한 세 개의 건물 군(群)은 원주민 마을을 상징하며, 마을마다 서너 개씩 모두
10개의 크고 작은 구조물을 세워 주요 도시들을 나타냈다(아래 사진). 나무로 엮은 전통 오두막집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의
최대 높이는 28m인데, 이 지역의 사투리 종류를 의미한다. 맨 윗부분을 미완성처럼 남겨 두어 미래의 비전을 담았다(위 사진).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잘 썩지 않는 아프리카산 이로코 목재를 사용하여 세월이 갈수록 고색창연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을 세계의 주목거리로 만든 이 문화센터는 개관하자마자 피아노에게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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