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0.02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이노베이션)
요즘 자동차 디자인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엔진이 과열되지 않는 전기차라서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어지고,
운전자 없이 자율 주행되므로 앞뒤 방향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 르노가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대학의 산업디자인
석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콘셉트 카 디자인 공모전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 있다.
르노 자동차는 "미래의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개별적이고, 공유할 수 있으며, 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15명의 대학원생들은 제각기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미래 자동차의 콘셉트 디자인에 몰두했다.
미래의 자동차 콘셉트 플로트(Float). 르노-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자동차 디자인 콘셉트 공모전 최우수작, 2017년.
2017년 9월 21일 르노의 외부 디자인 책임자이자 부사장인 앤서니 로(Anthony Lo) 등 네 명의 심사위원단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발표한 작품은 중국 출신인 유첸 카이(Yuchen Cai)가 디자인한 '플로트(Float)'이다. 자기부상(磁氣浮上) 방식으로
운행하는 플로트는 공기방울같이 투명한 1인승 모듈을 기본으로 한다.
여러 개의 모듈이 자석식 벨트에 의해 '테셀레이션(쪽매맞춤)' 방식으로 연결되어 다(多)인승이 되면 유리문을 열고
다른 칸의 승객들과 소통하는 사회적 공간이 된다. 승객들은 자유자재로 회전하는 은색 의자에 앉아 유리창의 투명도와
여닫기를 조정하며 대화하거나 밖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슬라이딩 도어 시스템 덕분에 승·하차가 편하며, 누구나 플로트가 필요할 때 스마트폰 앱으로 신청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탈 수 있다. 콘셉트 카 디자인을 공모하는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보다 장차 실현 가능한 미래의 비전을
내다보기 위함이다. 플로트 콘셉트의 상용화는 두 세대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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