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0.09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한글 팽이, 제3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작,
지름 70㎜, 높이 50㎝, 2017년.
"한글을 저렇게 활용할 수도 있네!" 다섯 가지 한글 자음(ㅅ, ㅇ, ㅊ, ㅍ,ㅎ)을 소재로
디자인한 한글 팽이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기하학적이며 좌우대칭인 다섯 자음의 형태적 특성을 스프러스(러시아 소나무과의
가문비나무)와 흑단(인도나 열대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라는 서로 다른
색상과 질감을 가진 목재의 조합으로 잘 구현해냈다.
밝은 색상에 나이테가 뚜렷한 스프러스는 가볍지만 강하며, 색상이 어두운 흑단은
무겁고 단단하며 광택이 잘 난다.
두 가지 원목을 접착제로 집성한 다음 목 가공 선반으로 제작한 한글 팽이는 색상의 대비로 인해 글자 형태가 더욱 잘 드러날
뿐만 아니라 시각적 효과도 다채롭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팽이놀이를 통해 재미있게 한글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작품은 한국의 고유 전통문화를 담은 기념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제3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한글 팽이는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프로덕트디자인 전공 출신인 이기용(제품디자인), 조준익(금속공예), 김예진(섬유공예)의 공동 작품이다.
세 사람은 2017년 봄 졸업과 함께 '크래프트 콤바인'(Craft Combine)이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공예와 디자인 기량을
융합하여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글에 대한 국내외의 인식을 높이고 한글을 소재로 한 상품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실시한 공모에는 국내는 물론
독일·스웨덴·미국·호주·아랍에미리트·인도·필리핀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총 815점이 출품되었으며,
그중에서 한글 팽이 등 13점이 수상했다. 이런 기회에 한글을 소재로 디자인한 상품이 한복 등 옷과 액세서리, 문구류,
휴대전화 고리 등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특산품으로 다변화되니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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