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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제국(帝國) 중국에 대비하라

바람아님 2017. 10. 28. 09:39
한국경제 2017.10.27. 00:28


나다니엘 태플린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중국은 역사의 대부분 강력하면서도 불투명한 관료조직을 등에 업은 유일 지도자가 이끄는 제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관료조직은 건재했지만 대부분의 정치·경제적 결정은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수십 년 사이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명확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채 집권 2기 새 지도부를 공개했다. 이것은 시 주석이 관례에 따라 퇴진해야 할 시점인 2022년까지만 공산당 지도자 직을 맡을 것이라는 걸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꽤 오랫동안 권좌에 앉을 공산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투자자에게는 시 주석의 비전을 이해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사실을 뜻한다.


1인 체제 구축한 시진핑

시 주석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의 우선적 과업은 불완전하고 불균형적인 발전의 전면에 놓여 있는 국민들의 풍족한 생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국유기업 역할을 다시 강조했으며, 21세기 중반까지 부유하고 강력한 현대적 사회주의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선 경제성장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이 우선 과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적절하게 번영한’ 사회가 돼 가고 있다. 사회복지 지출을 늘릴 것이고, 이는 재정적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환경 대책도 강화될 것이다. 시 주석 정권 아래선 국유기업이 우대받는 반면 외국계 기업을 포함한 민간 부문은 이런 곳에 쓰이는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지도자와 달리 시 주석은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올해 환경오염 공장(주로 민영기업)을 강제로 폐쇄시킨 것은 애널리스트의 의표를 찌르고,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이번 공산당 대회 기간 동안 국유기업 비중이 큰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했다. 지난 다섯 차례 대회에서 최대 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사회적 문제 해결 우선할 것

해외 투자자들은 서비스 부문에서 성장 기회를 찾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의료 부문은 중국 상장기업이 직면했던 총자산수익률(ROA)의 급격한 저하에서 빠진 몇 안 되는 부문 중 하나다. 시 주석은 해외 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대표 분야로 서비스업을 꼽았다. 재정적자 증가와 대형 국유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는 높은 등급의 중국 기업채권과 국채 수익률 격차가 더욱 축소될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여전히 해외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아시아의 이웃 나라와 미국의 군사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 주석은 분명 이런 일들을 해 나갈 것이다. 중국 초기의 경제 개혁을 지휘한 덩샤오핑은 중국 근대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능력을 숨기고 때를 기다려라.” 중국과 시 주석은 이제 능력을 숨길 시대는 지났다.


◇이 글은 나다니엘 태플린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Get Ready for an Imperial China’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