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1.20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도서관은 '지혜의 등대', '지식의 보고(寶庫)', '새로운 부(富)를 만드는 공장' 등 갖가지 별명으로 불린다.
도서관에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담긴 책들을 접하면서 멋진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고심하던 문제 해결에 필요한 힌트를
얻곤 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는 특히 도서관을 중시하여 대개는 가장 좋은 위치에 두고 건물도 독창적으로 디자인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중앙 언덕에 자리 잡은 '가이젤 도서관'(Geisel Library)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널찍한 정방형의 부지(한 변의 길이 61m)에 세운 16개의 거대한 기둥이 4개의 그룹을 이루어
지상의 5층 건물을 받치는 기본 구조는 두 손으로 소중한 지식을 떠받드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UC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가이젤 도서관, 연면적: 2만3690㎡(약 7166평), 높이: 33.5m, 1970년 개관.
1970년 개관한 이 도서관은 미국의 건축가 윌리엄 페레이라(William Pereira)의 작품이다.
지하 2층을 포함하여 총 8층 규모이며, 700만 권의 책자를 소장하고 한 번에 3000명이 열람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건축 양식 면에서 보면 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전파된 브루탈리즘(Brutalism·야수주의)으로 분류된다.
노출 콘크리트로 시공한 기둥과 벽체 등 건물의 구조와 배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모자 쓴 고양이'의 작가이자 2000만달러를 도서관에 기부한 수스 가이젤(Seuss Geisel·1919~1991) 박사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1995년 가이젤 도서관으로 이름을 지었다. 도서관 내에는 가이젤의 육필 원고와 스케치 노트 등 8500여 점의
유품이 소장·전시되고 있다.
책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을 잘 살려 디자인한 이 도서관이 'CNN 트래블'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7대 도서관 중 하나로 뽑힌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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