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1.27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브렉시트와 관련해 EU 깃발의 변화를 풍자한 이미지,
디자이너 미상, 2016년.
브렉시트는 과연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영국(Britain)'과 '탈퇴(Exit)'라는 두 단어가 합성된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영국이 탈퇴하려는 이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민자의 유입, 과도한 EU 분담금의 부담(해마다 30조원 정도), 독일이 주도하는
EU 내에서의 미약한 영향력(전체 투표권의 8% 행사) 등이다.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적절한 시기에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6월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찬성(51.9%)과 반대(48.1%)가 불과 3.8%라는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 탈퇴 안이
가결됐다. 영국의 EU 탈퇴가 가져올 여러 변화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EU 깃발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색 바탕에 12개의 금색별을 둥글게 배치하여 하나의 커다란 원을 형성하는 EU 깃발에서 별 하나를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현상을 패러디해 별 한 개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그래픽 이미지〈사진〉 등 갖가지 기발한 풍자물이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EU 깃발의 청색 바탕은 자유로운 유럽의 하늘, 12개의 별은 유럽인의 통일을
상징할 뿐, 가입국의 수(현재 영국 등 28개국)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12'라는 숫자는 완전, 조화, 균형을 상징하며
1년 12달, 오전·오후 각 12시간, 12간지, 성경의 12지파 등으로 널리 쓰이지만, 어떠한 정치적·종교적인 해석과도 무관하다는
게 EU 입장이다. 아직 브렉시트를 두고 EU와 영국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탈퇴가 확정되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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