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8.04.08. 18:07
저우원중 사무총장 "트럼프 보호주의 처방 잘못돼"
미·중 항모 남중국해 동시 진입해 무력 대치까지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8일 개막해 나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중국은 '개방·혁신의 아시아, 번영·발전의 세계'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성토하고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11일까지 열리는 제18회 보아오포럼은 이날 오후 63개국, 2천300여명의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진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포럼은 '세계화와 일대일로', '개방의 아시아', '혁신', '개혁 재출발' 등 개혁·개방과 관련된 4개 영역에서 60여개의 세미나를 진행하게 된다.
지난해 포럼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국내 정·재계 인사가 대거 불참했으나 올해는 시 주석이 오는 10일 개혁·개방에 대한 중요 연설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하는 등 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특히 중국은 올해가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해인 데다 중국 지도부 개편 후 국내에서 치르는 첫 국제행사라 역대 포럼 중 최대 규모로 치르면서 중국이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전도사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 참석자 또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로 중국의 세계화에 동조하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미국 측 참석자는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상무부 장관 정도만 이름을 올려 중국은 이번 포럼을 통해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우원중(周文重) 보아오 포럼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호주의는 출구가 없고 이미 역사가 증명했듯이 어떤 국가가 보호주의를 통해 직면한 경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보호주의가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에 우리는 물음표를 찍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의 논리는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저우 사무총장은 "미국 경제는 확실히 문제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처방은 잘못됐다"면서 "미국 경제의 문제는 저축률이 너무 낮은 동시에 소비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향후 60일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을 겨냥한) 관세 리스트가 현실화될 수 있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보아오포럼 학술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서 거시경제와 무역 분야의 외부 압력에 대응하고 자본 유출의 추세를 바꾸며 서방 선진국의 보호주의 압력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포럼의 새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중국 측 최고위직인 부이사장에는 '미스터 위안(元)'으로 불리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아울러 남중국해에 인접한 하이난에서 보아오 포럼이 열리는 가운데 미·중 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동시에 남중국해에 진입해 무역전쟁에 이어 무력 대치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은 포럼이 열리는 보아오 앞바다에서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등 40척의 함정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중이다.
홍콩 동방일보 등은 시진핑 주석이 보아오 포럼 참석 후 랴오닝함 전단을 직접 검열하는 관함식(觀艦式) 주재할 것이라고 보도해 미국과 힘겨루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힐 가능성도 크다.
미국 또한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CVN-71)을 기함으로 하는 제9 항모강습단(CSG9)을 동원해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포르 해군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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