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18.08.01. 17:44
한 여성이 책을 가슴에 얹은 채 곤한 잠에 빠져 있다. 다른 여성들도 주변에 눕거나 앉아 쉬고 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기차역 풍경인데, 고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밤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맞이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인구는 2억 명이 넘는다. 단일 행정구역으로는 인도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그런데 이 지역은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두 번째로 가난하다. 아직 농업 이외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 교직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 그러다보니 임용시험 때가 되면 수십만 명의 응시생이 한꺼번에 큰 도시로 이동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딱딱한 기차역 바닥에 누워 있지만 여인들은 포근한 잠을 자고 있다. 미래 제자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용철의 마음 풍경] 연잎 양산 쓰고 (0) | 2018.08.14 |
---|---|
[조인원의 사진산책] 인증 샷만 남기고 떠나는 관광객들 (0) | 2018.08.05 |
"빈곤 포르노" vs "비참한 현실 고발" 논란의 이 사진 (0) | 2018.07.26 |
[사진이 있는 아침] 벨라루스 '백의 민족' 행진 (0) | 2018.07.08 |
"달이 예뻐서 사진 찍으려는 순간 비행기 지나가 행운" (0) | 2018.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