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9.10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뉴욕 세계무역센터 환승센터 ‘오큘러스(Oculus)’의 외관(위)과 내부, 2016년.
해마다 9월 11일이 다가오면 뉴욕시에는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형성된다.
2001년에 있었던 끔찍한 테러의 아픈 기억은 세월이 흘러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사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진 세계무역센터 환승역은 어린아이가
두 손으로 하얀 새를 받쳐 들어 날려 보내는 콘셉트로 잔혹한 테러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스페인 태생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Calatrava)가 2004년 디자인하여
2016년 3월 초에 개장한 이 환승 역사(驛舍)는 '오큘러스'라는 별명이 있다.
오큘러스는 '눈(眼)'을 의미하지만, 건축에서는 '둥근 창'으로 천장이 개방된 구조다.
긴 타원형 구조물(길이 107m, 너비 35m)의 양쪽에 최고 높이가 49m에 달하는
새하얀 갈비뼈 형태의 철제 늑재(肋材)가 55개씩 설치된 비대칭 구조다.
새의 척추에 해당하는 부분에 설치된 긴 유리창(길이 100m)은 실눈을 뜬 것처럼
보인다.해마다 9월 11일 오전 10시 28분 추모식 때면 개폐식 천창을 모두 열어
눈을 뜨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건물의 내부는 타원형 구조의 커다란 광장, 지하철 개표구, 명품 백화점들로 구성되었다.
건물 전체를 이탈리아제 흰색 대리석과 늑재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 역은 뉴욕의 7개 지하철 노선이 허드슨 강 아래로 뉴저지를 잇는 파스(Path)전철역과 연결되어 하루 25만 명의
통근객들로 붐빈다. 건축비가 당초 예상보다 2배가 넘는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나 들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지하철역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독특한 외관과 내부 공간을 체험하면 '뉴욕의 미래 자랑거리'라고 칭송하는 애호가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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