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9.17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스위치 하우스(Switch House)’수제 캔 맥주,
2016년.
미술관에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고?
폐기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주목받는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스위치 하우스(Switch House)'라는
수제 캔 맥주를 자체 레스토랑과 기념품 매점에서 판매한다.
소수의 애호가들을 위해 과일 향은 물론 홉(Hop)의 짙은 쓴맛이
배어나게 만드는 수제 맥주는 크래프트 비어와 하우스 비어로
구분된다. 크래프트 비어는 작은 양조장이 소량 생산하는 맥주이고,
하우스 비어는 자가 브랜드로 제공하는 내부 매장용 맥주이다.
대규모 양조 회사에서 제조하는 세계적인 브랜드 맥주는
대량생산을 위해 표준화해야 하기 때문에 특유의 진한 풍미를
부각시키기 어렵다.
런던의 저명한 수제 맥주 회사인 '포퓨어 양조장(Fourpure
Brewing)'과 독점·제휴하여 만드는 이 맥주의 이름은 7년여의
공사 끝에 2016년 6월 17일 새로 개관한 미술관 신관의 명칭인
'스위치 하우스'에서 따왔다.
맥주 품종은 페일 에일(Pale Ale)인데, 우리가 흔히 마시는
라거 맥주보다 색이 짙고 맛은 더 쌉싸름하다.
에일은 검게 태운 효모를 고온에서 발효시켜 양조하므로 홉 향과
쓴맛이 진하고 색깔도 어둡다.
맥주 캔 디자인은 신관의 로고를 만든 그래픽 디자이너 피터 새빌
(Saville)의 작품이다. 새빌은 은색 알루미늄 캔의 앞면에
미술관 건물의 도면을 오렌지·노랑·핑크·청록·남색·빨간색의
기하학적 문양으로 그려 넣었다.
뒷면에는 테이트 모던과 포퓨어의 로고와 갖가지 안내문을 표시했다.
높은 굴뚝이 있는 발전소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미술관 건물 자체가 볼거리가 되어 한 해 관람객 500만여 명이 찾는
테이트 모던은 독특한 풍미의 하우스 맥주를 마시는 특별한 경험까지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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