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州房/곰탱이 日記

끝이 시작이다

바람아님 2013. 11. 27. 22:05

 

                                                                                                    <시흥들판>

 

 

끝이 시작이다/곰탱이

 

이른 봄부터 준비한 축제는 이제 끝이 났다
단 한번의 축제를 위해 지난 가을부터 부단히도 드나들었고, 겨울

추위를 이기라고 짚으로 감싸 주었던 많은 나무를 잃기도 했다.

 

쌓인눈 채 녹기도 전부터 커다란 전지 가위를 들고 틈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서툰 솜끼로 아낌없이 잘라내고, 전지목 모으기,밑거름주기.

황치기,제화(적화),수분작업,열매솎기(적과),봉지 씌우기,소독,제초작업,등

분주한 봄,초여름을 보내고 가믐이 극심할때는 밤새며 물을 퍼올려 목말라

하는 나무들의 갈증을 식혀 주었다.


또한 우기와 함께 찾아오는 태풍에 대비해 지주목 설치하기,토사유실방지,

물길내기와 더불어 낙과 수집처리작업이 수순이고 비가 몹씨 오거나 태풍이

부는 날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뜬눈으로 밤샌날도 부지기 수다.

 

어렵사리 여름을 넘기면 본격적인 출하를 위해 넓은 과수원에 반사판 깔기,

사과 열매 돌려놓기,잎따기등으로 골고루 햇빛을 받아 때깔 좋게 익도록 만든다.
그리고 곧 주문받아 사과 따기, 포장및 택배 배송으로 눈코뜰 여유 없고
가을해는 유난히 짧아 곧 찬바람 불며 겨울이 찾아 오는데 미처 판매 되지 않은

사과는 모두 따서 저온 저장 창고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또 한해가 흘러가고 잠시도 쉴틈없이 소임을 다한 반사필름

걷어내고 또다시 동해방지 작업이 시작된다.


농사란 天心이 움직이는대로 작황이 결정된다. 농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天心이 도와 주지 않으면 늘 인건비 건지기도 어렵다.
그래도 올해는 몇번의 태풍과 이상기온으로 혼란 스러웠지만 그런대로 작황은
괜찮았다. 그러나 경제가 저성장이 계속 되면서 서민들의 지갑도 얇아지고 꼭

필요한 지출외는 여간해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비위축이 되다 보니 아직도

사과를 다 판매하지 못하고 비싼 창고료 내면서 보관하고 있다.

 

 

아! 언제나 이런 걱정 않하고 농사 짓는날이 오려나, 추위에 떨고 있을

나무들을 감싸줄 짚 한아름 안고 과수원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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