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14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2019 아시안컵(Asian Cup)대회 공식 로고, 디자인: 2017년.
축구 팬들은 요즘 아시안컵 대회의 중계방송을 보려고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연합(United Arab Emirates·UAE)과
우리나라와의 시차가 다섯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5일 개막하여 2월 1일까지 28일간 열리는 제17회
아시안컵에서는 4년 전보다 8개 팀이 늘어난 24개국이
참가하여 모두 72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의 공식 로고 디자인은 축구와 이슬람 문화를
상징하는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구성됐다.
축구공을 의미하는 커다란 원(圓)은 주최국인 UAE 국기의
색채인 빨강·초록·검정으로 채색됐다.
원 안에는 흰색 선이 있는 3색 리본으로 만든 고리들이 서로
얽혀서 UAE에 속한 토후국을 의미하는 7개의 크고 작은
육각형을 형성하고 있다.
'사프(saf)'라 불리는 야자수 나무 잎사귀들을 서로 엮어 짜는
이 지역의 전통적인 직조 기법으로 만들어진 육각형 문양은
이슬람 미술에 자주 등장하는 조형 요소다.
3색 고리들이 얽혀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한참 바라보면 미세하게나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축구라는 역동적인 스포츠 대회의 로고치고는
디자인이 다소 정적(靜的)이다.
원 형태의 아래에 'AFC, ASIAN CUP, UAE 2019'를
한 줄씩 나열한 좌우 대칭 구조라서 안정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로고와 함께 3색 리본을 리드미컬하게 활용하여 동적(動的)인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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