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21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브렉시트 머그잔, 60개 한정 출시 예정.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랙시트를 위한 절차가 난항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EU 27개국 지도자들이
브렉시트 합의문에 서명하여 2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공식 탈퇴 날짜가 3월 29일이니 두 달여 남았지만,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복잡한 '미로'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벤섬 도예 공방(Bantham Pottery)'의 도예가 리 카트리지는 최근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과 관련, 페이스북에 자신이 디자인한 머그잔을 소개했다.
머그잔에는 그라피티 스타일의 서체로 쓴 'BREXIT'라는 표기가 대각선으로 뚫려 있어서 물을 담을 수 없다.
브렉시트 협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풍자하는 듯하다. 분명히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카트리지는 "정치적인 선언을 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유머일 뿐"이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카트리지는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되는 날 그 머그잔 60개를 한정판으로 개당 80파운드(약 11만5000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린 지 3시간 만에 주문은 마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머그잔을 상업적으로 양산하지는 않을 것이며,
매출액의 10%를 '영국 운동신경세포병 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 출신 하원 의원이자 보수당 원내총무인 줄리언 스미스에게 악몽에 대한 보답으로 꼭 머그잔 1개를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영국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차(茶)를 담는 머그잔이 제 구실을 못 한다는 풍자는, 브
렉시트가 어떻게 마무리되든 재앙에 가까운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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