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12.06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만다린(mandarin)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단어다.
복잡하며 다양한 중국 언어 체계 속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표준어'를 말한다.
청(淸)나라 귀족을 뜻하는 '만주 대인[滿大人]'에서 나왔다고 먼저 알려졌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에서 관료를 비롯한 지배 계층을 가리켰던 mantri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이제 더 유력하다.
그럼에도 중국과 처음 접촉했던 포르투갈 등 유럽 상인들이 중국의 공식
언어[官話], 그를 사용하는 관료 계층을 일컫는 말로 사용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만다린은 이제 중국을 상징하는 무엇인가에 따라붙는 단어로 변했다.
고급 호텔, 상품, 항공사, 복장 등에 이 단어는 자주 등장한다.
특히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발달한 현재 중국 표준어의 공식 영문(英文) 호칭은 '만다린'이다.
요즘의 중국은 그 표준어를 '푸퉁화(普通話)'라고 부른다. '널리[普] 통용[通]하는 말[話]'이라는 뜻이다.
본래는 '국어(國語)'로 적었다가 자국 내 소수민족을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현재의 명칭으로 바꿨다.
중국은 전 세계 중국어 독자들을 상대로 2008년부터 야심 찬 선전 및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대외선(大外宣)'이다. '중국 대외(對外) 선전(宣傳) 대(大)포국(布局)'의 준말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이념 및 정책을 널리 퍼뜨리려는 계획이다.
그에 맞서 미국도 야심 찬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미국 매체들이 자국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중국어 방송에
나설 예정이다. 자유와 민주·인권을 강조하며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미국제(製) '만다린'이 중국산(産) '푸퉁화'를 추격하며 압박할 모양이다.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그를 봉쇄하려는 미국의 힘이 무역과 금융을 넘어 이제 언어를 매개로
한 가치와 이념의 영역에서도 크게 부딪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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