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9일 오후 안철수신당(가칭)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에 대해 비판적 견해가 담긴 칼럼을 쓴 대학교수를 고발한 것은 핵심 지지층인 '친문실세'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 연예계 스타에 대한 맹목적 팬덤 △ 옴진리교와 같은 극단적 광신 팬덤 현상과 같은 종류로 분류하면서 '문재인 팬덤'이 치유불능 단계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경이기에 이 팬덤 현상을 이용하는 어용을 명예로 생각하는 세상이 됐다며 "'꼼진리교· 조순진리회· 문천지교' 이거 어쩔 겁니까"라고 통탄했다.
◇ 나꼼수 등이 앞장서 정치적 지지를 '팬덤 현상'으로 바꿔놓아…묻지마 맹목적 사랑으로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에게 "임미리 고려대 교수 고발이 부적절하니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전하면서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것은) 민주당 열성적 지지층이 지난 10년 동안 나꼼수, 혹은 그와 비슷한 매체나 콘텐츠의 폭격을 받아 의식이 초토화된 상태로 나꼼수가 정당의 지지자들을 ‘팬덤’과 같은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즉 "스타에 대한 팬의 사랑(팬덤)은 원래 맹목적인 것으로 그 프레임을 그대로 정치로 가져오면 (지금처럼) 피곤한 상태가 발생했다"는 것.
진 전 교수는 "(정치의 팬덤화로) 추종자들은 신도가 돼 교주가 암시한 방향으로 조건반사를 하게 됐다"며 "그러니 이용해 먹기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팬덤화된 친문실세들로 인해)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는 것도 달님을 절대존엄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 극성스러운 자들이 그나마 정권에 호의를 가진 이들까지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의원들도 친문실세 눈치만…아니면 금태섭 꼴, 그래서 조국도 못 잘라
진 전 교수는 "얘들(친문실세)이 권리당원이니 뭐니 해서 당에 들어와 있기에 의원들도 공천 받으려면 얘들 눈치를 봐야 해 당이나 정부가 잘못 해도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못 낸다"며 "냈다가 금태섭 의원 꼴이 나기에 잘 보이려면 무조건 친문실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혀를 찼다.
이런 상태로 빠졌기에 "당의 피드백 시스템이 망가져 잘못된 길을 가도 제어가 안 돼 그래서 조국도 (빨리) 못 자른 거다"고 했다.
그는 "비판 칼럼 좀 썼다고 검찰에 고발을 하는 자살골을 넣어도 광신적 지지자들은 환호하고 팬덤 내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할지 몰라도,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황당하고 '미쳤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그들은) 40%만 가지고도 이길 수 있으니(생각하니) 극성스러운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한다, 비극이다"고 개탄했다.
◇ 옴진리교처럼 한번 세뇌된 이들은 치유 불가능…잠깐은 몰라도
진 전 교수는 "옴진리교에 관한 연구서를 보니 한번 세뇌된 사람은 오랫 동안 설득하면 잠깐은 괜찮아지지만 (완전)치유가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누군가 새롭게 '넛지'를 주면 바로 다시 세뇌된 상태로 돌아간다"고 문재인 팬덤이 이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꼼수 10년의 세뇌를 받은 문재인 지지자들은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이게 모두 문재인 덕이야'라고 외친다"며 "지식인이라는 자들은 이걸 말리기는커녕 외려 부추겨, 언제부터 '어용'이라는 말이 이 나라에서 명예가 됐는지, 심지어 거기 빌붙어 밥벌이를 하는 이들까지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친문실세들의 팬덤화가 종교적 맹신단계에 이르렀다며 이를 문천지교(문재인 팬덤), 조순진리교(조국 팬덤) 등으로 빗대 비판했다.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