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정봉주…저승사자 진중권에 찍히면 '陳풍낙엽'
인지도·논리 무장…기득권 횡포·막말 인사들 '데스노트'에
황교안·이해찬 등 여야대표도 가차없이 저격 '백기' 끌어내
지난 9일 안철수신당(가칭)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News1 박세연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치인들 사이에 '저승사자'로 떠 올랐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논리로 무장한 그에게 찍히면 정치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로라 하는 인물들이 진 전 교수 비판을 받고 사라진 예가 많아 정치인들과 유명인사들은 진 전 교수 저격망에 들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진 전 교수의 주된 공격대상은 △ 도덕성 결여된 부패한 기득권 △ 막말과 억지 논리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이들이었다. 진 전 교수의 잣대로 정한 것이지만 이 범위에 들었던 많은 유명인들이 비평을 업으로 삼고 있는 그와 힘든 싸움을 펼쳐야 했다. 승률은? 물어보나마나 뻔했다.
◇ 나 떨고 있니?…민경욱, 김성태, 임종석, 황운하
하필이면 21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진 전 교수 레이더망에 든 이들이 있다. 민경욱·김성태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이다.
2019년 10월 10일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 News1 김명섭 기자 |
민경욱 의원은 말싸움에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경력의 소유자. 방송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청와대 대변인, 한국당 대변인 등을 거치면서 숱한 실전을 치러냈다. 하지만 지난 13일 여권을 공격하려는 의미에서 욕설로 가득찬 출처불명의 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겼다가 진 전 교수의 호출을 받았다.
진 전 교수는 즉각 "(민 의원) 의식수준이 의심된다"며 "(한국당 공천심사 때) 민 의원에게 따져야 할 것은 후보 자격이 아니라 인간자격으로 한국당이 어떻게 할 지 (민심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와 민 의원으로선 그야말로 난감할 따름이다.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도 진 전 교수의 '공천 불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딸의 부정 취업 청탁' 등으로 기소됐던 김 의원이 지난달 17일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법적 처벌을 면했다고 도덕적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하라"고 요구했다. 또 "황교안 대표, 야당 대신 정의를 세워줬다고 저한테 감사하셨나요? 그 감사, 빈 말로 하지 말고 이 분(김성태)을 이번 공천에서 배제하라"고 압박했다.
지난 달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 News1 안은나 기자 |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권 2인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상품성이 좋아 21대 총선 출마가 유력시 됐지만 지난해 11월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 1월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지지를 호소하는 방송에 출연, 정치활동을 재개하려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그 자신은 아직까지 '아니다'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 전 교수는 지난 1월 22일 임 전 비서실장을 향해 서늘한 비수를 내 밀었다. 그는 "감 잡고 도망쳤던 임종석이 벌써 돌아왔다"며 "권력이 검찰을 완전히 장악해 수사도, 처벌도 받을 염려가 없어지자 드디어 공습경보해제다라며 숨어있던 구멍 밖으로 머리 내밀고 바로 방송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월 3일엔 "문재인 정권은 양정철, 임종석이 망칠 것이다"며 "임종석씨, 양정철 말에 혹하지 마시고 약속한 대로 남은 인생, 통일운동에 바치라"고 했다. 나오는 순간, 그 뒤는 알아서 하라는 말이다.
민주당에 21대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전 울산청장)도 진 전 교수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진 전 교수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황운하) 이 분, 혐의를 보니 앞으로 구속될 가능성이 성당히 농후하다"며 "나중에 이 분이 유죄판결 받으면 그 책임이 이 분을 공천한 민주당에게 돌아간다"고 황 원장이나 민주당이 듣기싫어하는 예언을 했다.
◇ 陳에 맞아 떨어진 정봉주, 김의겸, 조국…
진 전 교수는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 애썼던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4·15 총선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11일 당 결정에 승복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
그는 지난 8일 "저는 정봉주씨 같은 인물은 절대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조목 조목 그 근거를 댔다.
다음날엔 "민주당 지도부가 미적거리는 것은 나꼼수 팬덤 때문이지만 불행히도 정봉주는 조국이 아니다"면서 "따라서 그 팬덤이 조국을 지켜주듯이 정봉주를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다"고 쳐내도 후환이 없을 것이니 안심하라고 민주당 지도부를 다독(?)이기까지 했다. 민주당이 공천불가 방침을 세웠고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눈물로 이를 받아 들였다.
진 전 교수가 김의겸 전 대변인에게도 지난 1일 "죽을 때 잘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니 너절하게 굴지 마시고 이쯤에서 깔끔하게 내려놓으세요"라고 항복을 요구했다. 그 때문인지 이틀 뒤인 3일 김 전 대변인은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는 글을 내놓고야 말았다.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이었던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비판 영역을 '기득권층' 전체로 넓혔다. 그가 친구였던 조 전 장관을 향해 휘둘렀던 비판의 칼날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조 전 장관 낙마에 일정부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 이해찬도 황교안도 결론은 진중권 말대로
민주당은 임미리 고려대 교수를 이해찬 대표 이름으로 지난 주 검찰에 고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했다가 된통 당했다. 상상 이상의 역풍에 지난 14일 민주당은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한다"면서 고발을 취하했다.
임미리 교수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
대한민국 제1당으로 하여금 '자아비판문'을 내게 만든 주인공이 진중권 전 교수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고발하라'는 제목을 글을 싣고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며 "나도 임미리 교수와 같이 고발 당하겠다, 이해찬 대표님, 이게 뭡니까"고 이 대표를 불렀다.
이를 신호로 여기 저기서 '나도 고발하라',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발언이 터져 나왔다. 깜짝 놀란 이해찬 대표의 민주당은 진중권 고발이 아닌 '취하'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진중권 전 교수의 맹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봤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결국 진 전 교수의 압박에 손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일 "보수를 살리려면 황교안 대표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며 "종로 여론조사를 보니 더블 스코어(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비해)지만 그래도 나가서 원칙 있게, 명예롭게 패하라"고 황 대표 등을 떠밀었다. 그러면서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하면서 이번 선거를 유권자들께 참회하는 기회로 삼으라, 그래야 장기적으로 보수가 산다"고 코치했다.
'출마한다', '안한다', '서울전역이 험지다'며 출마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던 황 대표는 진 전 교수의 일침이 있자 지난 7일 "문재인 정권 심판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종로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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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낙연, 상황 모면 위한 텅빈 수사만..매우 위선적"
파이낸셜뉴스 2020.02.15. 23:53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이낙연 후보의 발언, 다시 읽어 보세요. 민주당이 잘못 했다는 말, 안 들어 있습니다. 임미리 교수에게 사과한다는 말도 안 들어 있습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 광장시장에서 "오늘을 힘겨워하고 내일을 걱정하는 국민이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그러한 국민들의 고통과 염려에 대해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공감하고 응답해야 하는 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자세"라면서 "사람들이 일하다 보면 긴장이 느슨해지거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최근 한 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임 교수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여론의 비판이 일자 지난 14일 고발을 취하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에서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 일에서 손을 떼는 척합니다. 민주당 선거운동을 지휘하는 이낙연씨, 보세요.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으시죠"라며 "그 동안 민주당에서는 자기들이 처리하기에 남세스러운 일은 이렇게 아웃소싱 해 왔습니다. 오랜 세뇌의 후유증으로, 굳이 시키지 않아도 맘에 안 드는 사람 야산에 대신 묻어 줄 사람들은 차고 넘치거든요"라고 조롱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아무 내용도 없는 저 빈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일단 민주당에서 임미리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라면서 "즉, 그를 고발한 것과 그를 안철수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서 깨끗이 사죄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또 하나, 지지자들에게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민주당이 발방하는 가치이며, 임미리 교수를 고발한 '문빠'들의 행위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니,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구체적 행동과 함께 발화되지 않는 한, 이낙연 후보의 저 발언은 역겨운 위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낙연 후보가 지지자들의 임미리 교수 고발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 보죠"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하여튼, 이 분(이 전 총리)이 이런 점잖은 표현법에 워낙 능숙합니다. 국회 대정부질의 때 보셨을 겁니다. 멍청한 자한당(자유한국당) 의원들 말로 다 바보 만들었죠"라며 "그런데 이번엔 상대가 자한당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그리고 수사학은 오직 진실을 바탕으로 할 때만 아름다운 겁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이번 일을 보니, 왠지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 계속 이 분의 능란한 수사학과 싸워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라면서 "뭔 얘긴지 아실 겁니다. 수사학보다 강한 것이 있죠. 바로 정직과 원칙입니다"라고 강조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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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정세균 잘못 인정 않고 성내는 민주당… 文정권 특색"
진 전 교수는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발언은 '원래 이러이러한 취지로 말한 건데, 정황을 모르는 분들께는 다소 부적절하게 들릴 수 있음을 인정한다.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 살피겠다' 이러면 간단히 끝날 일을 외려 감수성 부족하다고 국민을 꾸짖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문재인 정권만의 특색"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지난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의 한 식당을 방문해 "(우한폐렴으로)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시니까 편하시겠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지난 14일 오후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 총리가 식당 종업원에게 건넨 말을 두고 트집 잡기 정치공세가 벌어지고 있다"며 "쌍용에 근무하던 시절 인연이 있던 종업원과 40년 만에 만난 것에 반가워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대화의 한 구절만 도려내 난도질하는 게 일국 총리를 대하는 온당한 태도냐"라며 "(정 총리의 말은) 개념 충만 발언이다. 그 깊은 속정을 제대로 이해할 감수성이 정녕 없단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이 논평이 논란이 되자 "개념 충만 발언" "속정을 제대로 이해할 감수성" 등을 삭제한 수정본을 기자들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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