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2023. 2. 21. 07:30
올해 아랍 정부들과 교류 많아질 수 있어
절대 손해 안 보는 협상 달인들…시종일관 느긋
장밋빛 미래 장담 일러 "충분한 이해가 우선"
영화 '홀로그램 포 더 킹(2016)'에서 앨런 클레이(톰 행크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에게 신기술을 팔고 오라는 특명을 받는다.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약속이 밥 먹듯 취소된다. 클레이는 뒤늦게 실상을 파악하고 체념한다. "이 도시에 IT 시스템을 공급하고 싶은데 국왕께서 언제쯤 오실지 알 수가 없군요." "약속을 받으신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건 없었지만 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럼 우리도 좋죠. 국왕이 여기 안 온 지 꽤 됐거든요." "얼마나 됐는데요?" "여기 온 지 18개월 됐는데 아직 나타난 적이 없어요."
최근까지 사우디에서 근무한 A씨는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왕정 국가라서 거의 모든 사업이 정부를 통해 이뤄진다. 발주처이다 보니 해외 기관·기업과의 협상에서 시종일관 느긋하다. 단번에 '노!'라고 못 박지 않는다. 긍정적 검토를 운운하며 시간을 질질 끈다.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다른 파트너를 찾으면 태도를 바꾸고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한다.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교류도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 복잡한 셈법은커녕 현지 사정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랍에서 사업하는 D씨는 "문체부에서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한 샤르자 국제도서전을 '아랍권 최대 도서전'이라고 소개해 눈을 의심했다"라고 지적했다. "UAE 최대 도서 행사는 아부다비 국제도서전이다. 샤르자는 막 미디어시티가 조성되는 토후국이다. 모든 면에서 아부다비나 두바이에 한참 못 미친다."
A씨는 "아랍만큼 사업하기 어려운 곳도 없다. 눈 뜨고 코 베이기 쉽다"라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중동과 아랍의 차이조차 모르고 건너오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사우디와 UAE를 비슷한 나라로 치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본 정서에 방점 찍힌 마케팅이 한국에서 통하겠나. 상대에 대한 충분한 이해부터 우선돼야 한다."
https://v.daum.net/v/20230221073035609
[K-콘텐츠 미래]⑧新성장 거점? 까딱하면 눈 뜨고 코 베인다
https://v.daum.net/v/20230221073021605
[K-콘텐츠 미래]⑦베트남 영화 만들고 호치민·하노이 밖으로
https://v.daum.net/v/20230217150129925
[K-콘텐츠 미래]⑥"컨트롤 타워, 플랫폼에서 제작사로 바뀐다"
https://v.daum.net/v/20230217150116918
[K-콘텐츠 미래]⑤장르가 된 'K-팝'…뉴진스·아이브 바통 줄줄이 잇는다
https://v.daum.net/v/20230215090051457
[K-콘텐츠 미래]④글로벌 웹툰도 네이버·카카오 손바닥
https://v.daum.net/v/20230215090108489
[K-콘텐츠 미래]③실력 키운 CJ ENM·SLL '콘텐츠 왕좌' 미드까지 손 뻗친다
https://v.daum.net/v/20230214114027354
[K-콘텐츠 미래]②북미에서 졸라맨 허리띠, 한국에서 푼다
https://v.daum.net/v/20230214114036359
[K-콘텐츠 미래]①'우영우'처럼 IP 확보…판권 다각화로 새로운 길 뚫어라
'人文,社會科學 > 時事·常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개불륜도 모자라 고가 부동산까지 상간녀에게 바친 ‘이 남자’ [사색(史色)] (2) | 2023.02.26 |
---|---|
‘손 작품’인줄 알았는데 ‘AI 작업’… 그림시장 논란 (2) | 2023.02.25 |
[김정탁의 인문지리기행] 진주성 함락 직전 마지막 음식…남편·자식 향한 절절한 마음 (5) | 2023.02.17 |
눈 붓고 이빨 빠진 주부…뱅크시의 밸런타인데이 벽화 (2) | 2023.02.15 |
어쩌다 밸런타인데이[그해 오늘] (2) | 2023.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