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보자기에 담긴 흰 목화 꾸러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 위에서 한 노동자가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늘에서 본 지구’로 유명한 사진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이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목화농장의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베르트랑의 사진은 이처럼 평범한 풍경과 사물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선물처럼 우리에게 전해준다.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면 스스로 묻게 된다. 저 노동자는 정말 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땡볕의 노동에서 벗어나 작은 가게 주인이 되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진 않을까.
베르트랑은 멋진 풍경만을 위해 카메라를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사진은 지구의 모습과 그 뒤에 녹아 있는 아픔과 사연까지 보여준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이 있는 아침] 시간을 붙들다 (0) | 2014.04.11 |
---|---|
[사진이 있는 아침] 멈춘 바다와 휘도는 구름 (0) | 2014.04.10 |
[사진이 있는 아침] 절망의 순간, 한 줄기 빛이… (0) | 2014.04.07 |
[사진이 있는 아침] 어우러지되 '나'를 잃지 않기를 … (0) | 2014.04.05 |
[사진이 있는 아침] 마그리트 미술관의 마그리트 가림막 (0) | 2014.04.04 |